국내 화학산업에 중국 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2022년 들어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국제가격이 폭락을 거듭함으로써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반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렸으나 1년도 안 돼 정반대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톤당 1300-1400달러를 넘나들었으나 최근에는 800-900달러에서 등락하고 있고, 부타디엔도 1500달러를 넘어선 것이 어제이나 700달러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벤젠도 1000달러가 넘는 강세를 장기화했으나 800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MEG는 600달러대 중반에서 40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져 적자를 장기화하고 있다. SM, P-X도 900달러대 약세를 계속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로마틱은 미국 수급타이트를 타고 올레핀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나 언제 무너질지 불투명하다.
폴리머는 더욱 심각해 LDPE는 1600-1700달러까지 올랐으나 1000달러대로 폭락했고 1000달러 붕괴도 가시화되고 있다. LLDPE, HDPE는 900달러 안팎에 불과하고 PP는 900달러가 무너졌으며 PVC는 1300-1400달러를 뒤로 하고 700달러대 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스타이렌계는 더욱 심각해 PS는 1700-1800달러에서 1200달러대로, ABS는 2500-2600달러에서 1300달러대로 폭락했다.
중국이 수입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최근의 중국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현상 유지도 힘들어 석유화학 전체가 적자의 수렁으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봉쇄를 중심으로 통제를 계속함으로써 경제 침체를 불러왔고 부동산은 상환해야 하는 채권이 2023년까지 404조원에 달하는 등 경제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맞물려 수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수출액은 2983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0.3% 감소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3.3%)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3대 축으로 꼽히는 부동산, 내수, 수출 가운데 부동산과 내수 경기가 빠르게 위축된 가운데 수출마저 마이너스로 전환됨으로써 앞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더군다나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사업을 확장하던 건설기업들이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파산이 속출하고 있으며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와 미분양 주택이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2022년 상반기 중국 부동산 대출액을 7조6000억달러(약 1경566조원)로 추산하고 29.1%인 3075조원 정도가 부실채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 전체로 확산되면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상당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 확실하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차별화·고부가화 전략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서 중국 경제가 성장을 계속하고 석유화학제품 자급이 힘들 것으로 판단해 기초유분, 폴리머를 중심으로 신증설을 계속함으로써 오늘의 위기를 자초했다. 중국은 기대와 다르게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수출을 적극화해 아시아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손자병법을 다시 공부할 것을 권고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아니면 죽음이다.
<화학저널 2022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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