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신국환 장관과 석유화학산업계가 모종의 비밀공작을 펼치고 있지 않은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는 2월25일 롯데호텔로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을 초청해 최근 석유화학업계의 수출현황 및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한다. 신임 장관이 부임하면 의례적으로 갖는 대화의 장으로 생각하면 그만이겠으나 신국환 장관과 석유화학업계는 전혀 그러하지 못하니 문제이다. 석유화학 사장단 조찬 간담회를 겸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관련기업 인사는 물론 기자들도 초청하지 않았다. 참석인원은 성재갑 LG CI 부회장 겸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을 비롯해 삼성종합화학(고홍식 사장), 한화석유화학(신수범 사장), 삼성석유화학(최성래 사장), 삼남석유화학(임성택 사장), 대림산업(장진양 사장), SK(고보상 사장), LG화학(노기호 사장), 호남석유화학(이영일 사장), 현대석유화학(기준 사장) 등 10명으로 국한됐다고 한다. 조찬 간담회에는 보통 30-40명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이다. 신국환 장관은 석유화학업계의 노고를 격려하고 경쟁력 제고에 계속 노력할 것을 당부하면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통해 품목구조를 고부가가치제품 생산 위주로 시급히 전환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공동노력을 경주하고, 적정가격을 받고 수출하는 노력을 강화함으로써 수익을 증대시키며 통상마찰을 방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선진 메이저는 물론 중동 산유국과도 힘든 경쟁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으로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존차원에서 기업통폐합과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제는 바로 구조조정 대목이다. 2001년 1월에도 장관 자리를 해임 당하기 바로 전에 석유화학기업과 채권금융기관이 구조조정에 합의해 곧 성사될 것처럼 풍선을 띄우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던 신국환 장관이기에 무심히 넘기기에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지원 강화를 위해 기초 원자재인 나프타 및 대체연료의 수입관세율 무관세 적용, 산업용 중유에 대한 특소세 면제, 석유화학제품 수입규제 및 통상마찰 해소 지원, 여천공단 주민 이주대책 관련 비용분담 경감 등을 건의했다고 한다. 신국환 장관은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하나 4가지 문제 모두 이미 수 차례에 걸쳐 건의한 사항이고 장관을 초청해 건의할만한 중요사항은 아니다. 즉, 산자부의 발표내용과는 다르게 무엇인가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이 그만한 건의사항을 가지고 장관을 초청할 만큼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2001년 석유화학제품 생산은 국내외 여건 악화에 따른 연관산업 생산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1.8% 증가한 1509만1000톤 기록했으나, 수출액은 수요부진 지속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세 지속으로 12.1% 감소해 82억6500만달러에 그쳤다. 2002년에도 국내외 수급여건 개선으로 4.0% 증가한 1586만9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불투명한 상태이다. 세계경제 및 교역의 회복, 공급증가율 둔화에 따른 수급여건 개선 및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 지속으로 인한 수출경쟁 심화 및 중국의 수입규제 강화에 따라 수출이 2001년 수준인 83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국내수요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로 2000년과 비슷한 944만3000톤에 그쳤고, 2002년에는 국내외 경기 회복 및 연관산업 수요증가에 따라 4.0% 증가한 982만000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역시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신국환 장관은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단과 상당한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현대그룹과도 협력관계에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장관직에 재임명되자마자 또 다시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비난을 살 수 있기에 공직자로서의 처신에 한층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석유화학 구조조정은 자율과 당사자의 의사가 중요하고, 부실을 자초한 당사자 책임주의를 비켜나가는 어떠한 특혜도 주어져서는 아니 된다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해둔다. <화학저널 2002/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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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역] 산자장관, 노르웨이 통상·에너지 장관과 회담 | 2001-1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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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송칼럼] “신국환 산자장관은 들으시오!” | 2002-0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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