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의 생명공학인」으로 선정돼 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은? ◇ 큰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기도 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부담감을 함께 느낍니다. ◎ 최근의 연구 테마는 어떤 것입니까? ◇ 활성산소 및 세포의 산화환원 상태에 따라 기능이 변환되는 세포스위치 단백질들의 정확한 기작을 밝히고 응용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 화학과 출신으로 상을 수상하셨는데 생명공학에서 화학인의 활약상은 어떠합니까? ◇ 생명현상은 분자수준에서 자세히 들여보면 모두 화학반응 및 화학적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생명현상을 응용하는 수준의 연구에서는 화학적 지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유명한 생명공학자들 중 화학과 출신이 상당히 많습니다. 암 관련 단백질들의 구조 연구로 유명한 미국 버클리대학의 김성호 교수와 세포신호 전달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국립보건원의 이서구 박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 국내 생명과학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우선 장점을 들면 일본과 비교했을 때 미국 등 선진국에서 공부한 연구자들이 많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선진적인 연구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연구자들이 선진국의 지도교수 및 연구책임자 실험실에서 연구했던 것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아 선진국의 연구에 종속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각각 수행하다 보니 특정 분야의 세계적 선도그룹을 형성할 만한 두터운 연구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생명과학 발전을 위해 정부, 기업, 대학이 함께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국내는 연구자층과 연구재원이 모두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므로 생명과학 연구를 통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전략적인 분야 및 연구그룹 (또는 연구조직)을 잘 선정해서 그 분야에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결과를 만들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선도적인 그룹만 가지고는 생명과학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적은 규모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기초연구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을 장려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구 프로그램이나 연구계획을 설정할 때 너무 유행에 민감하지 않나 하는 우려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어떤 분야에 투자한다고 하면 국내에서는 금방 그 분야를 뒤쫓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듯 합니다. 맹목적인 추종보다는 오히려 차분히 우리의 고유한 전략분야를 설정하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결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름길일 것으로 봅니다. ◎ 생명공학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Bio-Fund를 조성했으나, 연구자금의 적절한 분배 및 자금사용자들의 자질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 ◇ Bio-Fund 의 특정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국내 생명공학 관련 연구자금의 분배는 비효율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연구경험 및 투자경험 부족에서 연유한 것으로 점차로 개선되리라고 봅니다. 우선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은 단기적인 결과를 바라는 성급한 투자입니다. 단기적인 성과를 조급하게 바라면 성공 가능성이 적으면서도 포장만을 잘한 연구계획들에 혹해서 큰 재원을 투자하게 되고, 그러면 투자자나 투자를 받은 연구자나 모두 피해를 보게 됩니다. 정부에서 차분하게 생명공학의 튼튼한 발전을 위한 투자계획을 세워 투자할 때 연구자들도 좀 더 신중하게 연구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 2002년 이후 한국 및 세계 생명과학 분야의 모습은 어떨 것으로 판단하십니까? ◇ 지금까지는 국내 연구가 선진국의 연구를 쫓아가기에 급급했지만, 이제 국내경제의 발전으로 연구 인프라가 선진국 못지 않게 갖춰져 가고 있어 국내 생명과학분야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봅니다. 꾸준하고 효율적인 투자가 지속되면 국내의 독자적인 연구결과로 경쟁력 있는 생명공학산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화학저널 200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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