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업계-산자부, 일본과의 경쟁 판정승 … 표준화 작업 주도 삼성SDI에 대한 일본 후지쓰의 소송 제기로 한국-일본 디스플레이 전쟁이 관심을 끄는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에 대한 공식명칭을 두고 벌인 한국-일본의 2년여의 신경전이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다.디스플레이업계와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최근 산자부 기술표준원은 그동안 유기EL과 OLED로 혼용되던 이 첨단 디스플레이의 국내 표기표준을 OLED로 확정했다. TFT-LCD나 PDP처럼 국제적 기준을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한국-일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탄생한 산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OLED는 화질의 반응속도가 TFT-LCD에 비해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로 지금은 중소형에 머물고 있지만 대형화된다면 PDP나 LCD의 자리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이다. OLED 기술은 1990년 영국에서 개발됐지만 상용화는 1997년 일본에서 처음 이루어졌고 이 때문에 일본이 사용했던 OELD(유기전계발광디스플레이)라는 용어가 기존 OLED와 혼용됐고 한국에서는 유기EL이라는 용어로 정착됐다. 그러나 용어에 대한 이의 제기는 첨단 디스플레이의 가능성을 알아챈 한국의 2년 전 도발과 함께 시작됐다. 일본과 어깨를 견주는 디스플레이 강국으로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관한 국제규격을 만들어 국내기술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정부와 디스플레이업계가 의견을 모았고 2002년 6월의 디스플레이 국제회의에서는 OLED와 관련 실무그룹을 구성해 한국 측이 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일본에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2003년 초 국제회의에서 디스플레이의 명칭을 자신들이 애초 상용화할 때 붙였던 OELD로 부를 것을 공식 제안하며 선수를 쳤다. 관련 실무그룹의 위원장을 노리는 한국은 현상학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일본의 OELD보다는 기술개발 초기부터 사용됐던 OLED가 더 적합하다며 공식용어를 OLED로 정하고 품목규격까지 만들어 2003년 10월 베이징회의에 공식 제출하면서 정면 대응에 나섰다. 개최국 중국은 국제 인터넷 사이트 검색 때 OELD보다는 OLED라는 표기가 훨씬 더 많다는 결정적 증거까지 제시하며 한국의 편을 들었다. 이후 계속해서 공식용어 선정을 놓고 양국의 신경전이 펼쳐진 끝에 2003년 말 일본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국제학회에서 11개 정회원국의 표결이 펼쳐졌고 대세를 직감한 일본 측의 사실상 투항으로 OLED가 국제 공식용어로 결정됐다. 기술표준원 디지털표준과 이상근 연구원은 “용어규격 선점은 OLED 실무그룹에서 위원장을 맡아 표준화 작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려는 한국의 적극적 의지를 잘 보여준 것”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제품규격 표준화 작업에까지 우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2년여간 한국-일본 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고 밝혔다. 한편, PDP 특허를 놓고 일본기업과 소송중인 삼성SDI는 최근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자회사의 이름을 삼성OLED로 바꾸어 눈길을 끌었다. <화학저널 2004/0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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