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이성계를 비롯한 조선 건국파당들은 조선 개국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정몽주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성계의 아들로 후일 태종으로 즉위한 이방원은 정몽주를 사사해야 한다는 주위의 요구를 물리치고 설득에 나선 것으로 유명하다. 이방원이 정몽주의 마음을 떠보기 위해 미리 준비한 시가 <하여가>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방원의 시를 듣고 정몽주가 응답한 시가 <단심가>이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순간, 이방원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면서 얼굴빛이 시퍼렇게 변했을 것은 자명하고, 이방원이 보낸 자객에게 목숨을 잃은 곳이 바로 선죽교이다. 훗날 정몽주의 피가 흐른 다리 돌 틈에서는 대나무가 솟아 그의 충절을 나타냈다고 하여 원래 선지교라 부르던 다리를 선죽교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정몽주의 올곧은 성품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느끼게 하는 바가 커 현대인들에게도 정신적 귀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권세와 돈에 눌려 올바르지 못하게 사는 자들을 비유할 때는 항상 <단심가>가 등장하는 것이다.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올곧은 정신세계를 지키기가 어렵다는 반증일 것이다.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을 고쳐야 한다느니, 강제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느니 하며 요란법석을 떨었던 일이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화학저널이 합섬원료의 가격폭등으로 화학섬유기업들이 풍비박산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고 그 옛날부터 폴리올레핀 생산기업들이 가격 및 수급 카르텔을 맺어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이 대부분 도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하자 석유화학기업 5-6곳을 조사하고, 삼성토탈이 카르텔 입증서류를 강제로 탈취해 폐기처분하자 조사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강제조사권을 부여해 달라고 아우성치더니 몇 달이 지난 지금에도 조사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 묵묵부답이다. 과연 고려 말의 충신 정몽주가 석유화학 카르텔을 조사했으면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무엇을 조사했는지,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을지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 하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이방원이 정몽주를 회유할 때는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할지라도 벼슬과 재물을 보장할 것은 자명한 일이고, 회유를 받아들이면 충신가문으로서 자손 대대로 홍복(?)을 누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울어져가는 고려에 충성을 다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선비에게는 없어서는 아니 될 기개가 살아있기 때문이고 기개가 사라지면 선비이기를 포기해야 하는 절제절명의 위기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내 자신과 내 가문의 개인적인 명예와 재물보다는 선비정신을 포기해야 하는 아픔이 더 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받아먹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은 불법적인 카르텔을 묵인하고 재벌들의 <하여가>에 심취되어 만수산 드렁칡이 되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7-8년 전 거의 공식적으로 <하여가>을 노래하며 형식적인 조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에도 <하여가 타령>을 노래하려 든다는 것은 이무리 이해하려해도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혹시라도 훨씬 윗선이 개입돼 있지 않고서는 말이다. 말 많은 청와대 하수인들의 뇌물타령에 특혜타령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비화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을 어느 때나 깨달을 수 있을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하여가>를 노래하는 자들에게 국민의 세금을 지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화학저널 2005/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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