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Specialty를 개발해 국제가격 변동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높은 가격을 받는 석유화학제품도 적지 않으나 범용제품은 일정품질을 유지하게 되면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1990년대에 세계적인 공급과잉 국면에서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이 폴리머를 위주로 특수 그레이드를 공급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렸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나, 폴리머 생산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기술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특수 그레이드가 범용제품으로 일반화된 최근에는 정밀화학 소재나 특수 엔지니어링 플래스틱과 같은 특수제품을 제외하고는 품질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석유화학제품은 국제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수익성이 좌우되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앞으로는 국제적 흐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재생산되는 국제상품으로서의 위치가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국제유가의 향배와 함께 중국의 폴리머 수요, 중동의 에틸렌계 유도제품 공급확대가 세계 석유화학 시장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자리잡을 것이 확실시된다는 것이다. 3가지 변수는 2004-05년에도 큰 영향을 발휘해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좌우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의 석유화학 생산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했고, 2005년에는 미국에 불어닥친 허리케인 Katrina와 Rita의 영향까지 가세해 시시때때로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요지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화가 심했다. 국제유가는 2006년에도 초강세를 지속할 것이 분명해보이고 있다. 2004년 하반기에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한 뒤 2005년에는 WTI(서부텍사스 중질유)가 70달러를 돌파하는가 하면 Dubai유도 55-60달러를 유지함으로써 나프타 가격이 톤당 550-600달러로 폭등해 석유화학 기초 코스트가 급등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으로 대표되는 기초유분 가격이 톤당 1000달러를 오르내리는 초강세를 지속했고, 벤젠은 석유제품의 황함량 규제와 맞물리면서 설비투자가 줄어들어 600달러에서 1100달러 사이를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시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중국의 폴리머 수요 역시 세계 합성수지 시장을 좌우하는 변수로, Shanghai Secco, Yangzi-BASF의 합작 크래커가 가동하면서 자급률이 절대적으로 상승함으로써 중국수출에 목을 걸고 있는 동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에게는 중국시장 분석의 필요성이 한층 증대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생산능력 확대가 수요증가율보다 높아 동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배가되고 있다. 수입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져 자급률이 상승함으로써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으로, 중국 변수가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태는 날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중동의 급격한 에탄 크래커 신증설과 에틸렌 유도제품 생산 확대는 아직까지 EG를 제외하고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으나, 2007-08년에는 PE 부문으로 확대되고 나아가 SM과 PS, ABS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동은 사우디를 중심으로 이란, 카타르의 석유화학 신증설이 홍수를 이루어 2010년까지 에틸렌 생산능력을 3000만톤 정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유럽의 노후 플랜트를 대체하고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북미의 경쟁력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생산량의 50% 안팎을 동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것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2010년경에는 석유화학기업들의 생사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할 분명해 철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국제유가, 중국 수요, 중동의 신증설에 대비해 만반의 경영전략을 수립하겠지만 결코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고정코스트를 낮추는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석유화학의 3대 변수는 석유화학기업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장기적인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사고의 전환을 주문한다. <화학저널 2006/1/2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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