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신증설을 추진하면서 자급률이 상승하고 있고, 중동 또한 저가의 에탄 원료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대함으로써 동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이 에틸렌을 위주로 2010년경까지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로 2010년경 중동의 신증설이 마무리국면에 들어가면 세계시장이 공급과잉의 회오리에 빨려들어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이란을 필두로 신증설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와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는 자금부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2010년 전후로 예정된 완공시기가 약간 늦어지는 일은 있어도 큰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석유화학기업들이 에틸렌 크래커의 증설 및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도 중동의 부상에 대응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중국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생존을 좌우하는 열쇠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으로, 중국은 경제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석유화학 신증설이 수요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나 에틸렌을 필두로 자급률이 올라가고 있고, 머지않아 기본적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수요에 신축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세계 석유화학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최근에도 국내수요를 일정부분 차제 생산으로 커버할 수 있게 되자 벌크구매를 앞당기거나 늦춤으로써 아시아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PS는 중국의 영향력이 아시아 시장을 좌우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중국의 자급률이 100% 가까이 도달하게 되면 한국, 일본, 타이완 3국은 판로를 잃고 거리에 나앉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중국이 EPS를 중심으로 PS 신증설을 급격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늦어도 2010년경에는 수입이 제로상태로 전환되고 오히려 아시아 시장에 수출함으로써 동아시아 3국과 경쟁하는 새로운 시장판도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PS 생산기업을 대폭 줄임은 물론 생산능력 자체를 감축하고 생산 시스템을 고부가가치제품 위주로 전환함으로써 수출을 최소화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해 일단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가격경쟁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국제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자체수요 위주로 생산을 전환하고 중국이나 아시아에서 생산할 수 없는 일부 고부가가치제품만을 수출함으로써 생존과 함께 수익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타이완 역시 중국의 자급체제 전환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어 비효율적인 플랜트를 폐쇄하거나 중국투자를 통해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투자에 있어서는 일본도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투자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나 외국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코스트가 높은 비효율 플랜트의 폐쇄를 통한 생산능력 감축이나 통폐합을 통한 효율화 추구 어느 것도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일본이나 타이완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 역시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PS 플랜트의 ABS 생산라인 전환이나 고부가가치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GPPS와 원료 SM의 가격 스프레드가 톤당 100달러 안팎에 불과하고 심지어 역전되는 사태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PS 구조조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무슨 때문인가? 적자사업도 포기하지 않는 한국 재벌 고유의 특성과 함께 DJ 정부 시절부터 일반화된 부실기업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의 선례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전체적인 효율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제도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학저널 2006/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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