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상태에서 화학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탄화수소를 이용한 프로세스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유-나프타-석유화학으로 연결되는 생산공정의 코스트 경쟁력에 중대한 문제가 발견됨에 따라 대체 프로세스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5-30달러를 형성했을 때도 나프타 가격이 톤당 250-300달러에 달해 목재·펄프나 농화학 프로세스에 경쟁력이 뒤진다고 야단법석이었는데, 국제유가가 60-70달러에 달하고 나프타 가격이 6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는 현실에서는 더 이상 탄화수소를 이용한 프로세스의 매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특히, 중동이나 북미지역이 풍부한 매장량을 자랑하는 에탄은 톤당 가격이 37달러 안팎에 불과해 톤당 600달러를 넘나드는 나프타로서는 경쟁하기에 벅찬 수준에 그치지 않고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더군다나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넘나드는 시점에서도 나프타 가격은 톤당 600달러에 그쳐 일반적인 가격흐름에 비해 100달러의 차이가 나타내고, 에틸렌과 프로필렌, 벤젠 가격이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LDPE, HDPE, PP, PVC, PS, ABS 등 합성수지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기초유분 가격이 유례없는 초강세를 보인 상태에서 10월 성수기를 앞두고 합성수지 가격이 일시적으로 톤당 1300-1400달러로 상승하기는 했으나 8월까지는 합성수지와 원료의 스프레드가 톤당 100달러는 고사하고 30-40달러에 그치는가 하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사태도 발생해 합성수지는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울지도 못할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따라서 생산량이 풍부하고 대량 재배가 가능하며 탄화수소에 비해 친환경적인 옥수수나 사탕수수, 대두유, 유채유 등을 이용해 대체 화학제품을 제조하고자 하는 연구개발이 붐을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미국을 중심으로 석유정제를 대체하는 바이오정제(Bio Refinery) 프로세스가 대두되고 있다. 원유를 이용해 석유제품을 제조하고 나프타를 원료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화학 프로세스를 대체하는 신 기술공정으로, 옥수수나 대두유 등 곡물을 이용해 석유제품의 대체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석유화학제품까지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장자원이 유한하고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원유(탄화수소)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량 재배가 가능하고 코스트가 낮을 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바이오자원을 활용하자는 것으로, 현재의 연구개발 속도를 기준으로 하면 2010년경에는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식물자원(곡류)에서 알코올을 추출해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하는 것이니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과거에도 바이오 화학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적이 있었는데 국제유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코스트 경쟁력이 없었지만, 국제유가가 70달러를 오르내리는 현실에서는 코스트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바이오 과학자들이 과당(Fructose)을 5-HMF(Hydroxymethylfurfural)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5-HMF는 폴리머와 의약품의 잠재적 중간원료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HMF는 폴리에스터 및 나일론 유사물질의 출발원료인 2,5-Furan Carboxylic Acid 및 주요 바이오 베이스 중간물질인 Succinic Acid로 쉽게 변환되고 석유계 HMF 합성공정보다 단순해 코스트가 저렴하다. DuPont도 Tate & Lyle과 50대50 합작기업을 설립하고2006년 미국에 Bio-PDO(Propanediol) 4만5000톤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Bio-PDO는 1,4-BDO(Butanediol) 및 1,3-PDO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넘어 100달러에 도달할 때 바이오를 이용한 화학제품 제조 프로세스가 화학산업의 새로운 희망으로 정착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화학저널 2006/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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