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은 6월4일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준용 그룹회장(59)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한편 김병진 그룹부회장 겸 대림엔지니어링 회장(65)을 그룹회장으로 선임했다. 대림그룹은 이로써 39년 창립이래 비오너가 처음으로 그룹총수의 자리에 오르게 됐으며, 그룹회장에서부터 계열사 최고경영층에 이르기까지 모두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지게 됐다. 그러나 이회장이 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며 중요 정책이나 대규모 투자사업 등에서는 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대림그룹은 밝혔다. 신임 김병진 회장의 취임식은 7월1일 열릴 예정이다. 대림그룹 이준용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이 그룹회장에 취임한 것은 「오너=그룹총수」라는 재계의 일반적인 틀을 탈피한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대림그룹은 보수적 기질이 강하고, 오너인 이회장이 다른 그룹총수들에 비춰볼 때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연배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59세인 이회장의 2선 퇴진은 평소 지론인 자율경영을 통한 공개경영을 실천해 옮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대림그룹은 전문경영인의 그룹총수 선임으로 자율책임경영의 기조를 다지는 한편, 중대사안은 오너가 막후에서 챙김으로써 오너와 비오너체제의 장점을 접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림그룹은 이회장이 조기에 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앞으로 상당기간 비오너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이회장의 1, 2남인 해욱과 해승이 이제 29, 28세여서 최고경영자에 오르기까지 적어도 10년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림그룹 이준용회장은 95년말부터 김병진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키로 결정하고 일선퇴진을 추진했으나, 김회장의 완강한 고사에 따라 지금까지 회장직을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저널 1997/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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