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너지에 투자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바이오연료 투자를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인가 고민이 많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어느 누구도 바이오연료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고, 실제로도 불투명성이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수억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하루에도 수백명이 굶어죽고 있는 판국에 식량자원을 연료자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WTI(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으로 배럴당 125달러를 넘어 130달러를 바라보고 있고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120달러를 넘어선 판국이니 바이오연료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없다. 특히, 미국과 브라질은 넓은 땅덩어리를 이용해 바이오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작물 재배를 확대하면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브라질은 세계 바이오에탄올 시장을 이미 장악하기라도 한 듯 의기양양하기 짝이 없다. 실제 브라질은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연료작물 재배를 무궁무진하게 확대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경작지를 확보하고 있고,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바이오에탄올 수출을 시작했으며, 일본 및 유럽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바이오에탄올 합작투자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세계 원유 매장량이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바이오연료가 세계적으로 상용화됨은 물론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은 분명해지고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 가솔린과 에탄올을 혼합한 연료를 사용하는 플렉스 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운행대수의 25%를 차지해 세계 에탄올 시장규모가 무려 7억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EA는 2008년 세계 에탄올 공급량이 하루 150만배럴에 달하고 비 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의 에탄올 생산량이 2006년 하루 평균 21만4000배럴에서 2008년에는 42만5000배럴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의 에탄올 생산량은 18만6000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라질, 아프리카, 인디아 등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하는 사탕수수로 제조한 에탄올은 경제적·환경적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재배면적도 옥수수에 비해 적어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EC가 연료작물 재배에 대한 농업보조금과 휴경보조금 제도를 영구 폐지할 방침으로 있는 등 시장여건이 나날이 변화하고 있다. EU는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지급했던 ㏊당 45유로(71달러)의 보조금을 폐지하고, 또 곡물의 과잉생산 방지 및 곡물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1992년 이후 경작지의 10%에 대해 농사를 짓지 않도록 지급했던 휴경보조금도 폐지함으로써 연료작물 재배에 따른 특혜와 재배규제 모두를 해소할 방침이다. 미국·브라질과 유럽의 바이오에너지 정책이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은 바이오연료 자체에 대한 인식 차이보다는 연료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경작지를 확보하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 곡물 자급도가 갈수록 낮아지고는 있으나 연료작물을 재배할 경작지가 충분치 않아 바이오연료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어렵고, 그렇다고 100달러가 넘는 원유 사용을 확대하는 것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오스트레일리아나 인도네시아, 만주지방을 장기적으로 개발해 식량자원과 함께 바이오연료 자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도 설득력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결국, 바이오에너지를 확보해 원유 의존도를 낮추어야 하나 곡물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면 식량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2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리라 본다. 바이오연료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절대적이고 정책당국의 적극적 의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화학저널 2008/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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