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E(Polyethylene) 사업은 고부가화가 요구된다.
PE는 미국산 에탄(Ethane) 베이스가 아시아 시장에 유입되면 최대 수요처인 중국, 인디아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PE는 미국이 2017년부터 에탄 베이스 400만-500만톤을 신증설하고 중동도 천연가스 베이스 560만톤을 확대해 역외물량의 아시아 시장 유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부분 생산기업들이 메탈로센(Metallocene) 촉매를 채용해 고부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LG화학과 SK종합화학은 자체 개발한 메탈로센 촉매로 엘라스토머(Elastomer)부터 LLDPE(Linear Low-Density PE)까지 상업화하고 있다.
메탈로센 LLDPE는 LG화학, SK종합화학, 한화토탈, 대림산업, 한화케미칼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한화케미칼은 2015년 하반기 여수 소재 35만5000톤 플랜트 3개 라인 중 1개를 메탈로센 병산용으로 전환했다.
국내기업들은 범용 LLDPE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메탈로센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화학은 메탈로센을 활용하기 위해 2018년까지 약 4000억원을 투자해 대산공장에 20만톤 상당의 엘라스토머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엘라스토머 생산능력이 9만톤에 불과하지만 2018년 29만톤으로 확대하면 1위 Dow Chemical 및 2위 ExxonMobil에 이어 3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사우디 Sabic과 합작으로 SSNC(Sabic SK Nexlene)를 설립하고 메탈로센 PE 23만톤 플랜트를 2015년 10월 상업화했으며 80% 이상을 LLDPE로 생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에틸렌은 시황이 상승했으나 PE는 공급과잉으로 상승이 어려워 적자생산을 계속했다”며 “그동안 에틸렌과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을 유지했으나 에틸렌 가격도 침체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범용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상업화가 쉬운 메탈로센 LLDPE 생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탈로센 베이스는 수요가 신장하고 있음에도 기존 범용을 대체하는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이 개선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포장지 생산이 고속화돼 메탈로센 베이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범용과의 격차가 톤당 100-150달러 수준에 불과해 수익 창출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에도 수출하고 있으나 글로벌 메이저들이 장악하고 있어 저가공세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고부가화의 의미가 퇴색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은 메탈로센을 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부분 HDPE(High-Density PE)에 집중하고 있고 LLDPE는 부텐(Butene) 베이스로 범용 그레이드에 집중돼 있어 메탈로센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메탈로센 채용에 관한 R&D(연구개발)은 2000년대 초반 마무리했으나 부텐 베이스에서 채용이 어려워 범용 그레이드만 생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메탈로센 PE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규공정 건설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메탈로센 PE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있어 투자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PE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해 제조코스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범용 그레이드만 생산함에 따라 미국 및 중동산이 유입되면 공급선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한유화도 세계에서 3곳만 생산하고 있는 UHMWPE(Ultra High Molecular Weight PE)를 생산하고 있고 범용 그레이드는 HDPE만 생산하고 있어 메탈로센 촉매를 투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고부가화 전략으로 집중하고 있는 UHMWPE는 무게가 철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가볍고 강도도 높아 자동차 경량소재로 주목되고 있으나 코스트 부담이 커 채용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차전지 분리막으로도 투입이 기대됐으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