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기기 관련기업들이 전력효율을 높여 에너지 절약을 실현하는 SiC(탄화규소) 파워반도체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소재, 프로세스 기술 모두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수요 증가세가 워낙 커 수급타이트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산업이 약화된 상태이나 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편이며 IDM(수직통합형기업)인 Mitsubishi Electric(MEC)은 실리콘(Silicone)계를 포함한 파워반도체 사업 전체에서 2022년 매출 2000억엔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행기업인 롬(Rohm) 역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SiC 웨이퍼 생산기업인 독일 SiCrystal을 인수해 경쟁기업보다 먼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했다.
IGBT(Insulated Gate Bipolar Transistor) 1위인 독일 인피니온(Infineon Technologies)는 SiC 파워반도체 사업에서도 정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플라이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기기 분야에서 신규진출 잇따라…
최근에는 일본 산업계 디바이스 생산기업들도 SiC 파워반도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Fuji Electric은 본격 사업화를 검토하면서 사내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9-2020년에는 상업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르면 2019년 풀 SiC 디바이스를 상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iC의 SBD(Schottky Diode)를 양산하고 있는 Sanken Electric도 2019년 3월 SiC 트랜지스터를 양산화하고 풀 SiC 장착을 실현할 계획이다.
도요타(Toyota) 그룹 산하의 덴소(Denso)도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덴소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SiC 인버터 등 기간부품도 생산하고 있다.
SiC 디바이스는 아직 선행투자 단계이나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앞으로도 투자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SiC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친환경 자동차이며, 특히 전기자동차(EV)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테슬라(Tesla)도 인버터, 고속충전장치에 SiC 파워반도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iC 기기는 가격대가 높아 보급이 확산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으니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타고 코스트다운이 이루어진다면 에어컨 등 일반 전가기기도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시장으로…
차세대 SiC 파워반도체는 메모리, 로직에 비해 모방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단순히 제조장치를 갖추는 것만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턴키방식 사업과 달리 독자적인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강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기대하면서 Nippon Steel & Sumitomo Metal(NSSMC)로부터 관련사업을 인수했으며 SiC 에피택셜(Epitaxial) 사업에서 매출을 2배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바이스만큼 개발이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패키지 분야에서는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이 유리전이온도가 260도에 달하는 초고내열액상 봉지재를 개발하는 등 독자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기간부품인 웨이퍼 공급부족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메이저 벤더들이 몇곳밖에 없고 새로운 생산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최근에는 지름 10cm보다 생산효율이 높은 150mm 그레이드로 전환되고 있으나 품질이 통일되지 않아 생산성을 크게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실리콘 파워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분야의 공급부족 심화는 모듈 생산기업들이 SiC 전환을 서두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Rohm, 자동차 소형·경량화 수요 충족
글로벌 SiC 파워반도체 시장은 롬, MEC, 인피니온이 장악하고 있다.
3사는 모두 친환경 자동차용 수요를 중시하고 있으며 EV용 인버터, TCS(Traction Control System)용 인버터, 충전용 온보드차져 등에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V의 약점인 충전시간을 수십분으로 단축할 때 SiC만의 고속 스위칭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자동차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롬은 1990년대부터 SiC 디바이스 개발에 착수해 2010년 4월 일본에서 최초로 SiC SBD를 양산화한 바 있다.
디바이스 성능 향상에 빼놓을 수 없는 고품질 SiC 웨이퍼를 확보하기 위해 2009년에는 독일 SiCrystal을 인수해 일관생산체제를 갖추었다. 선제적 투자가 점차 결실을 맺고 있으며 2025년 3월까지 6000억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16배 확대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도 실리콘 IGBT 대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는 레이스용 EV에 사용하는 인버터를 SiC화함으로써 소형·경량화를 실현시키고 있다.
실리콘 IGBT를 풀 SiC로 교체함으로써 무게를 9kg 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EC, 2022년 매출 2000억엔 목표
MEC은 파워반도체 사업 매출이 2017년 1300억엔에 달했으며 2022년 2000억엔 달성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영업이익률 10%, 해외매출 비중 60%를 설정하고 있다.
산업기기를 비롯한 파워반도체 수요처들이 대부분 사내에 있어 자체 공급만으로 생산제품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IDM만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MEC은 SiC SBD를 사용한 파워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에어컨에 도입한 적이 있으며 앞으로도 일반 전자용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계속 극대화시킬 예정이다. 전철, 전력장치용은 사내 리소스를 활용하면서 매출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다만, 가격대가 높은 SiC 디바이스는 파워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수%에 지나지 않으며 2022년에도 10%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타고 코스트다운이 이루어진다면 비중이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EC은 현재 파워반도체 관련 분야에 연간 100억엔을 투입하고 있다.
SiC 파워반도체 사업에서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상업화를 목표로 소형에 저손실 타입인 트렌치형 MOSFET(전력효과 트랜지스터), 소형에 저코스트 타입인 SBD 내장형 MOSFET, SiC IGBT 등을 개발하고 있다.
또 산화갈륨 등 신소재를 이용하는 파워반도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Infineon, 실리콘 이어 SiC도 1위 “꿈”
독일 인피니온은 파워반도체 분야에서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5년 미국 International Rectifier를 인수했으며 오스트리아에 300mm 웨이퍼 대응이 가능한 공장을 건설했다.
26년 전부터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는 SiC 파워반도체도 마찬가지로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라인업을 점차 확장해나가고 있다.
실리콘 IGBT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에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SiC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크리(Cree)의 관련사업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해 인수가 좌절됐으나 크리와는 2018년 2월부터 SiC 웨이퍼 사업에서 전략적 장기공급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전환을 마무리한 150mm 사이즈가 공급 대상이다.
급성장이 기대되는 친환경 자동차, 산업용 시장 개척도 서두르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4년 후 시장점유율 19%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