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급성장을 계속했으나 최근 들어 성장성이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다.
인디아 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승용차 판매대수는 2018년 9월까지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7%대를 유지했으나 10월 1.5%로 급락했다.
10월 자동차 생산대수가 6% 이상 증가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11월에는 판매대수가 3.4%, 생산대수가 20.0% 감소했다.
인디아는 11월 힌두교 신들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전통축제 디왈리(Diwali)가 열려 자동차를 시작으로 내구소비재 수요가 증가하는 편이나 2018년에는 예년과 달리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다.
루피화 가치가 8월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평가절하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성장성 둔화에도 회복 가능성 높아
인디아는 원유 수요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통화가치 하락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자동차기업들은 8월 연료·원료 코스트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인디아 준비은행이 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상승하자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도 자동차 판매 감소를 견인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보험제도 개정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 기간이 9월부터 1년에서 3년으로 변경됨에 따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2019년 4-5월 진행된 총선까지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웠으나 선거 이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해 증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둔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은 그다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2014년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판매대수는 2014년 318만대에서 2017년 401만대로 늘어 세계 4위로 부상했다.
승용차 시장을 약 50% 점유하고 있는 일본 스즈키(Suzuki Motor)는 인디아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를 계속해 2030년 1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18년 11월 급속히 부진해진 영향으로 성장속도가 불투명해졌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소재 진출 잇따라
인디아는 자동차 시장 전망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시장 확대를 예상한 해외 자동차부품·소재 생산기업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화학·소재 관련분야에서는 범퍼, 계기판 등에 사용되는 PP(Polypropylene) 컴파운드 공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디아기업 Machino Polymers, APPL Industries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2013년 중국 최대 메이저 킹파(Kingfa)가 인디아기업을 인수해 진입했다.
킹파는 2019년 푸네(Pune) 소재 No.2 공장을 신규 가동해 생산능력을 5만톤에서 약 1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PP 컴파운드 메이저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은 일시적으로 인디아 시장에서 철수했으나 2015년 SJS로부터 PP 컴파운드 사업을 인수해 재진출했으며 2016년 자일로그(Zilog)로부터 2개 공장을 인수해 4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태리 서맥스(Thermax)는 2017년 Autotech Polymers와 합작기업을 설립했으며 2021년까지 생산능력을 4만톤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인디아기업들도 잇따라 증설에 나서고 있다.
APPL Industries는 2018년 초 푸네에 압출기를 추가 설치했으며 Machino Polymers는 구르가온(Gurgaon)에서 증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기업 중에서는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이 201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님라나(Neemrana) 공장 생산능력을 1만2000톤에서 1만8000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신규라인을 도입하고,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도 차기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대체로 수요 증가 및 자동차기업의 증산 요구에 대응해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규모의 경제성을 높여 코스트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전략도 내포하고 있다.
인디아 시장은 특히 가격이 중시되고 있다.
14년 연속으로 차종별 판매대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스즈키의 소형차 알토(Alto) 시리즈는 적당한 가격에 연비가 좋은 특징이 있어 가격의식이 높은 인디아를 상징하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 부품·소재도 다른 시장에 비해 저코스트에 대한 요구가 높아 인수합병(M&A)을 통한 증산체제 구축으로 공급기업이 도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니즈 다양화
인디아는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중형 세단 및 SUV 수요가 증가함과 동시에 소비자 니즈가 다양화되고 있으며, 저가 공세를 계속하던 현지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도 성능, 품질 개선에 힘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기능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하이엔드(High-end) 시장이 확대되고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등 경량화 소재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바스프(BASF)가 구자라트(Gujarat)에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DH(Propane Dehydrogenation), C3 유도제품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며. 자동차용을 포함해 기초화학제품부터 다양한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어서 인디아 자동차 관련 화학제품 시장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동화 흐름도 주목받고 있다.
인디아는 자동차 보유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연료 소비량이 늘어 원유 수입이 확대되고 있으나 배기가스에 따른 대기오염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디아 정부는 2020년 유로(Euro) 6에 상응하는 배기가스 규제, 2022년 평균연비제도(CAFE)를 도입하는 등 환경규제를 강화해 전동화 전환을 촉진할 방침이다.
CAFE는 자동차 생산기업이 생산·판매하는 모든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규제하는 제도로 현재 시점에서는 거의 모든 자동차기업이 통과할 수 없어 차종구성 변경, 전기자동차(EV)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투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즈키는 2020년 EV 투입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도시바(Toshiba), 덴소(Denso)와 합작해 2020년 가동을 목표로 LiB(리튬이온전지) 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기업도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에 있는 영국계 MG Motor India는 2017년 Genreral Motors(GM)가 가동하던 구자라트 소재 할롤(Halol) 공장을 인수했으며 2020년부터 EV를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전기자동차용 LiB 공급체인 정비…
인디아 정부는 EV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기업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EV 시장 성장으로 LiB 서플라이 체인이 정비됨과 동시에 화학기업이 공급하는 소재의 진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충전 인프라 정비를 시작으로 EV 보급을 위한 과제가 산재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EV 촉진정책도 발표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어 총선 이후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에 진출한 자동차 및 부품·소재 생산기업들은 자동차 수요 호조에 대비하면서도 시장흐름을 주시하면서 대응하는 신중함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