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자동차기업 진출 경쟁 … 2040년 573억달러 형성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EV) 보급이 빨라지면서 폐배터리 배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전기자동차 폐배터리가 2021년 440개에서 2025년 8321개, 2029년 7만8981개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자동차 등록대수가 2014년 말 3000대를 넘지 못해 전체의 0.01%에 그쳤으나 2017년 0.1%를 넘어선 후 2018년 0.24%, 2019년 0.38%, 2020년 0.55%, 2021년 0.93%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2022년 2월 말 기준으로는 자동차 등록대수가 총 2501만5291대이며 전기자동차가 24만1182대로 0.96%로 올라선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환경연구원은 2022년 국내 폐배터리 배출량이 1000개 미만에 그치나 전기자동차 확대와 함께 2025년 8300개, 2029년 8만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2030년 414만개, 2040년 4636만개가 배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정KPMG는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시장의 부상과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25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해 2040년 573억달러(약 68조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본이 배터리 재활용 국제기술표준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고, 한국도 유럽연합(EU)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확보를 적극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미국 배터리 재활용기업 라이사이클(Li-Cycle)에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했고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니켈 2만톤을 10년간 공급받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기업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했고, 포스코는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해 율촌산업단지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SK건설)는 2022년 2월21일 싱가폴의 전자 폐기물 처리기업 테스(TES)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SK에코플랜트는 테스의 최대 주주인 나비스캐피털파트너스(Navis Capital Partners)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테스는 폐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전자 폐기물에서 니켈, 코발트 등 원자재를 추출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인 GM(제너럴모터스), 포드(Ford)도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레드우드(Redwood)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글로벌 배터리 1위 중국 CATL은 후베이(Hubei) 이창시(Yichang)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라남도 주관으로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5월1일 시작한다.
나주에 소재한 전기자동차·ESS(에너지저장장치)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화센터를 중심으로 국내 최초의 배터리 재사용-재제조-재활용 일원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배터리 재사용·재제조 관련장비 구축, 사용 후 배터리 시험평가 방법 및 해체·분류 공정 확보, 배터리 재사용·재제조 제도적 기반 및 산업화 기반 확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 현대자동차, SK온, LG에너지솔루션을 주축으로 우진산전, 인셀, 원광전력, 성일하이텍, 평산전력기술, 어스텍, 지엠티코리아, 바이오코엔 등 배터리 및 폐자원 관련 중소기업 7곳도 참여하며 한국전지산업협회, 한국전지연구조합, 녹색에너지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제주테크노파크, 목포대학교 등 지방자치단체와 연구기관도 동참한다.
폐배터리는 사용 후 잔존 용량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재사용 방식은 사용 후 배터리를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초기 대비 70-80% 수준으로 용량이 떨어지면 교체하고 ESS 등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재제조는 사용한 배터리나 부품을 수리해 신제품급 성능으로 되돌리는 방식이고, 재활용은 폐배터리에서 핵심 소재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활용은 배터리를 파쇄·분쇄해 분말로 만든 후 황산 용액을 혼합해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국내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성일하이텍은 “전지에 사용된 코발트는 90-95%, 리튬은 70-80% 회수가 가능하다”고 밝혔고,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는 “신규 소재와 대등한 순도로 95%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에 사용되는 금속 가격이 폭등하면서 재활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니켈은 99%, 코발트는 54%, 탄산리튬은 500% 폭등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에는 니켈 36kg, 코발트 12kg, 탄산리튬 7.4kg이 투입되며 모두 추출하면 300만원 가량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Tesla)는 원자재의 92%를 회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2021년 니켈 1300톤, 구리 400톤, 코발트 80톤을 재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한솔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