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V 보급에 IRA 타고 LiB 수요 급증 … 자동차 판매는 부진
미국이 전기자동차(EV)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소재 생산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2021년 전체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에서 전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그치며 유럽의 17%, 중국 16%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2030년까지 신규 생산 자동차 중 절반을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앞으로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신규 전기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RA는 미국 혹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광물로 제조한 배터리를 탑재하거나 미국에서 조립된 전기자동차만 세액을 공제한다.
이에 따라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소재 생산기업들이 북미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 퀸크릭(Queen Creek)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원통형 배터리 27GWh 공장을 건설해 북미지역 생산기지를 총 7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합작으로 인디애나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23GWh를 건설하고 GM(제너럴모터스)과도 30-50GWh급을 건설하기 위한 합작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SK온은 포드(Ford)와의 합작기업 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켄터키, 테네시에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건설하고 있고 총 129GWh 체제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Tesla)는 네바다에 36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파나소닉(Panasonic)은 캔사스에 2024년 가동을 목표로 2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의 현지 자회사 TBMNC(Toyota Battery Manufacturing North Carolina) 역시 2025년 신규 배터리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세기 초 T형 포드 생산에서 컨베이터 벨트를 도입함으로써 세계적으로 대량생산 체제 확립에 일조했으나 2016년에는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가 1755만대로 중국의 뒤를 이어 세계 2위로 물러났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2020년에는 자동차 판매대수가 1458만대로 감소했고 2021년 1508만대로 잠시 회복했으나 2022년 또다시 1390만대로 8.0%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에는 1500만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19 이전 회복은 2024년 이후로 예측되고 있다.
2022년 자동차 생산 부진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것이며 2023년까지도 반도체 부족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자동차 생산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조기 퇴직자가 늘어 전체 노동인구가 200만명 수준 급감했고 재택근무 니즈가 확대되며 구직자들이 음식점과 같은 대면 서비스업이나 자동차부품 생산을 포함해 제조업 전반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은 인력 부족으로 인건비가 급등함에 따라 원료 조달에 성공한 이후에도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는 서플라이체인이 길어 일부에서 발생한 생산 지연 및 차질이 최종적으로 자동차 완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일본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은 미국 대신 동남아시아나 한국·일본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테이진(Teijin)은 2017년 인수한 자동차용 복합성형 소재 생산기업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설비 고장과 인건비 급등이 매각 이유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용 원료를 공급해온 화학기업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인력 감축 및 생산성 효율을 위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