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대표 신동빈·이영준·황진구·이훈기)이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풍문의 영향으로 11월18일 주가가 10.22% 폭락한 6만5900원으로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2조8189억원으로 급감했다.
11월16일 유튜브 채널 등이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하면서 롯데가 12월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 및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직원 50%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는 풍문이 급속도로 유포됐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등은 11월18일 12시30분경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하고 루머 생성·유포자에 대한 특정 및 적용 가능한 혐의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장중 한때 6만48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에틸렌(Ethylene)의 구조적 공급과잉 지속 △공급망 수급 역학관계 변화 등을 이유로 2025년 석유화학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시가총액이 3조원이 무너진 롯데케미칼에 대해 신용도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중장기 석유화학 업황을 고려했을 때 롯데케미칼이 자발적인 공급량 축소 노력 없이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풍문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으나 과거 2007년 금융위기 당시의 주가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가 움직임은 노이즈성 과매도로 판단한다”면서도 “석유화학 불황 장기화 조짐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전망치 및 재무 건전성을 감안하면 신용도 등 리스크 관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KB증권은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차입금이 상승한 것은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및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투자비가 급증한 영향”이라며 “롯데케미칼은 이미 7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5년 차입금을 현재의 50% 수준으로 관리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고 루머를 반박했다.
KB증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미국 MEG(Monoethylene Glycol) 설비 40% 매각으로 7000억원을 조달했으며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관련 지분 활용으로 7000억원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전우제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2024년 추정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다”며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설비투자(CAPEX)가 마무리되는데 연간 감가상각 1조3000억원을 고려한다면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한편, 11월19일 9시30분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6만7300원으로 반등했으나 시가총액은 2조8831억원 수준으로 3조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