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실리콘(Silicone) 기반 방오 표면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박규도 통합과정생 연구팀이 실리콘 기반의 새로운 표면 코팅 기술로 해양생물 부착 및 결빙 방지, 마찰 감소 성능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선박에 부착된 따개비, 조류 등 해양생물은 선박의 표면 마찰을 증가시켜 연료 소비를 최대 40%까지 늘리고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해양생물 부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오 페인트는 독성물질을 방출해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조선산업은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환경 보호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새 규제를 발표함에 따라 해양생물 부착에 따른 선박 마찰 저항을 줄이면서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친환경 페인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상준 교수 연구팀은 긴 사슬을 가진 자유 고분자가 얽힌 PDMS(polydimethylsiloxane) 수지에 저점도 오일을 함침시킨 LEP(Long-chain Entangled PDMS) 젤 기술을 고안했다.
LEP 젤을 표면에 코팅하면 물이나 기름이 묻지 않고 미끄러지며 해양생물이나 오염물질 부착을 억제할 수 있다.
초속 11m 및 1.2bar 고속·고압 수중환경에서도 우수한 미끄럼 성능을 유지했으며 자가 재보충 특성을 지닌 오일층 덕분에 효과가 장기간 지속됐다.
해양 파울링이 극심한 여름 인천 바다에서 2개월간 수행한 실증 시험에서 LEP 젤 표면에는 해양생물이 전혀 붙지 않았으며 미생물 바이오필름도 생기지 않는 비독성물질로써 이례적인 우수한 방오 성능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LEP 젤은 겨울철 얼음과 서리 방지에도 효과적이어서 선박 뿐만 아니라 냉각탑, 열교환기, 풍력터빈, 항공기 날개 등 겨울철 결빙이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에서 매우 유용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준 교수는 “LEP 젤은 기존 방오 페인트보다 친환경적이면서 우수한 방오·저마찰 성능을 자랑한다”며 “선박과 해양 구조물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방오·저마찰 성능이 요구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코팅 분야 저명 글로벌 학술지 응용 표면 과학(Applied Surface Science)과 유기 코팅의 발전(Progress in Organic Coatings)에 게재됐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