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LiB(리튬이온전지) 수명 연장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팀은 아주대학교 이지영 교수팀과 공동으로 물을 이용한 친환경 공법으로 리튬금속 보호막을 제조해 LiB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성공했다.
리튬은 차세대 LiB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금속은 현재 음극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흑연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이론 용량이 커 가장 이상적인 음극재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덴드라이트(Dendrite: 수지상 결정)가 발생해 수명이 저하될 수 있으며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리튬금속 표면에 보호막을 입혀 전해액 사이에 계면을 만드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값비싼 소재 없이도 리튬이온 성장을 물리적·화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중공 구조의 나노섬유 보호막을 개발했다.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고분자 화합물 구아검(Guar Gum)을 물에 녹이고 전기방사(Electron Spinning) 기술로 수십나노미터-마이크로미터대 굵기의 섬유를 실처럼 얇게 퍼뜨려 보호막을 제조했다.
구아검 단당류에 포함된 산화 작용기가 리튬이온과 반응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며 유기용매 없이 물에도 잘 녹기 때문에 친환경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다. 또 섬유 내부의 빈 곳은 리튬이온이 금속 표면에 무작위로 쌓이는 것을 막아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보호막을 입힌 리튬금속 음극은 기존 리튬 음극보다 수명이 7.5배 정도 향상됐으며 300차례 충·방전 반복에도 93.3%의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아울러 보호막은 1개월 안에 흙에서 완전히 분해돼 제조에서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 성능을 입증했다.
김일두 교수는 “급증하는 배터리 수요에 따른 제조와 폐기로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상황”이라며 “물만을 사용한 친환경적인 제조 방법과 자연 분해 특성은 차세대 친환경 배터리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글로벌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11월21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