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물류, AI 기술 접목할 여지 “충분”
화학물류는 위험물 관리, 적재 및 하역 효율성,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고려할 변수가 복잡해지면서 AI(인공지능) 기술 활용이 필요해지고 있다.
국내 AI 데이터 전문기업들은 화학 원자재 수입기업과 협력해 화학 원자재 수요 예측 기반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실증‧도입하고 있다.
AI가 컨테이너와 화물의 일정을 미리 예측해 악성 재고 비용을 경고하고 항만 체화료 발생을 사전 예방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는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울산의 ICT 전문기업 에이테크가 대표적인 사례로, 인근 석유화학 플랜트들이 AI 기반 물류 자동화를 도입하거나 실증하고 있다.
또 GS칼텍스는 AI가 하루에도 수백톤, 수천톤씩 이동하는 원유 및 정제물질의 흐름을 분석하도록 함으로써 적재‧하역 일정이나 이송경로, 저장탱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하고 물류 병목현상을 해소해 보관 비용을 10-15% 이상 절감하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또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등 기초유분 생산 단계부터 원료 가용성, 제품 수요, 물류 리드타임 데이터를 AI가 종합해 생산, 출하 일정을 유기적으로 맞추는 스마트 플랜트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화학물류는 특수 탱크로리, ISO 탱크 컨테이너, 위험물 저장소 등 전용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개별기업이 AI 도입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대산, 여수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 입주기업들이 기초원료 수급 조절을 위해 공장 간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등 물리적 공동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만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연계하면 단지 전체의 원료 유통 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단지 내 인근기업 간 물류나 단일기업의 공급망 단위로 AI 도입에 나서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피지컬 AI로 화학물류 공동화 “실현”
반면, 일본에서는 화학 메이저들이 정부와 함께 피지컬 인터넷을 활용해 물류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화학기업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쿠라레(Kuraray), 스미토모화학(Sumitomo Chemical), 세키스이화학(Sekisui Chemical), 다이셀(Daicel), 테이진(Teijin), 도아고세이(Toa Gosei), 도소(Tosoh), 도레이(Toray), 미쓰이화학(Mitsui Chemicals), 미쓰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레조낙(Resonac) 등 21개 관련기업은 2026년 6월 말 화학제품 물류 데이터 표준화를 위한 화학제품 물류 정보 표준 가이드라인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화학, 미쓰비시케미칼, 도소, 도레이 등이 사무국을 맡고 있는 일본 정부 주도 피지컬 인터넷 실현회의 내의 화학제품 워킹그룹에서 책정한 것으로, 워킹그룹에는 하주 사업자와 물류 사업자 등 86개 기업과 대학 1곳, 일본 화학공업협회, 석유화학공업협회,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후생노동성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2024년부터 시간 외 노동 상한이 설정되면서 화물 운전인력 부족 및 수송능력 저하가 문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위험물을 수송해야 하는 화학물류 분야에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 부족과 대체인력 확보난까지 겹치면서 안정적인 화학제품 공급체제가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화학기업들과 정부, 물류 관계기업들이 모여 해결책을 모색했으며 최근 기업별로 다른 물류 데이터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개한 가이드라인은 △화학물류에 특화된 데이터 항목 표준화 △화학물류 공동화를 지원하는 데이터 연계 기반 도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화학물류에 특화된 데이터 항목 표준화를 위해서는 위험물 수송에 필요한 정보관리 및 수송조건 등 화학제품 특유의 물류 요건에도 대응한 데이터 항목을 정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급기업마다 다른 데이터 항목과 형식을 공통화함으로써 화주와 물류 사업자 간에 발생하던 개별조정의 부하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물류 공동화를 지원하는 데이터 연계 기반 도입을 통해서는 기존의 화주 1곳당 물류 사업자 1사 형태의 개별연계에서 여러 화주와 물류 사업자가 동시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구조(N대N)로 전환해 각자의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효율적이고 유연한 데이터 연계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1대1 개별연계에서 N대N 연계로 확장
워킹그룹은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2026년 10월부터 2027년 1월까지 실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 공동 물류 현장에서 유효하게 기능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운용 시 발생한 혹은 발생할 수 있는 과제를 도출하고 필요에 따라 규칙을 재정비할 예정이다.

히로시마(Hiroshima)를 기점, 간사이(Kansai) 지역을 착지로 하는 수송루트를 대상으로 집하‧간선수송‧배송을 조합한 공동 수송모델을 검토 및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2028년에는 실증에서 얻은 성과 및 도출 과제를 바탕으로 기존 가이드라인과 운영 규칙을 고도화하며 주쿄(Chukyo), 간토(Kanto) 지역에도 확장 적용해 공동 물류 실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운영 규칙을 추가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참여기업 수를 늘리고 간선수송뿐 아니라 해상수송, 철도수송 등 다른 수송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화학산업 이외 다른 업계와도 연계해 보다 다양한 영역, 다양한 방법으로 공동 물류를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AI(인공지능) 매칭 기능을 가이드라인에 따라 표준화된 수송의뢰 및 실적 데이터에 적용함으로써 수송 조건, 혼합 탑재 여부, 차량 특성을 어떻게 구성할지 최적화된 솔루션을 자동 추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사람에 의존했던 조정 작업을 자동화하고 적재율 향상, 공차(화물을 목적지까지 배송한 후 다시 출발지로 돌아올 때 짐을 싣지 않고 빈 차로 이동하는 화물차) 절감 등 효율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공동 물류체계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