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D램과 낸드 현물가격이 10배 수준으로 폭등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신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도 코스피 지수가 한때 9000을 돌파한 후 6000이 무너지는 등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수급 타이트가 장기화함으로써 2-3년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연간 5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을 핑계로 D램 생산을 줄여 현물가격 폭등을 유도했으나 중국이 본격적으로 생산을 확장함으로써 국내 2사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미국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상대로 D램 공급 및 가격을 담합했다며 미국 공정거래 당국에 제소한 것도 주목된다. 중소기업이 당사자로 나섰으나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들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창신메모리가 IPO에 성공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D램 증설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으며, 양쯔메모리도 낸드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일부에서 EUV와 DUV의 기술적 차이를 들어 중국은 아직 우려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HBM이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에 불과해 중국의 약진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즉,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머지않아 생산감축 전략을 끝내고 곧 100% 가동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이 2-3년 동안 메모리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국내 2사가 용인‧평택 증설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은 반도체 패키징 분야가 매우 강해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이 반도체 소재와 공정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정부 주도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으로 합병 전략을 통해 생산능력과 기술 수준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화학기업들이 반도체 소재 투자를 게을리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투자를 서둘러도 중국을 따라갈 수 없고, 자칫하면 중국에 역전당해 미래 먹거리로 인정받는 반도체 시장에서 소외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는 AI‧데이터센터‧5G 인프라 확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 확실하고, 기판용 소재는 2031년 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C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유리기판 개발에 투입할 계획으로 있는 등 반도체 소재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행이고, 포토레지스트도 폴리머, 광산발산제(PAG)의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포토레지스트는 미세화가 계속되고 있어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EUV 소재도 국산화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PGMEA를 중심으로 한 핵심 원료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동진쎄미켐이 EUV 포토레지스트 양산을, 와이씨켐이 EUV 린스와 EUV 핵심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고, 이밖에 영창케미칼, 켐트로닉스, 에스앤에스텍, 그래핀랩 등의 소재 상용화 가능성도 기대된다.
반도체는 제조업에 속하면서도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유망 산업으로 우리가 놓칠 수 없는 분야이며, 반도체용 화학소재 역시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국산화가 저조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석유화학 중심에서 벗어나 스페셜티화를 추진하고 있어 반도체 소재도 국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조금 더 과감하면서도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