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원유나 나프타 가격은 특정국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공통적으로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엄격히 말하면 경쟁력 요인이라고 할 수 없다. 아시아나 미국이나 유럽도 유종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 원유가격 등락의 영향을 똑같이 받기 때문이다. 물론 중동이나 미국은 석유화학 원료로 나프타보다는 주로 에탄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나프타 가격이 올라가면 에탄 크래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나프타 가격이 떨어지면 에탄 크래커의 경쟁력이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즉, 나프타나 천연가스(에탄)는 제조코스트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원천적인 경쟁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어느 가격수준에 구매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지만 석유화학기업들이 자체적인 노력으로 코스트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쟁력 요인으로 분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프타 또는 에탄 코스트를 별개로 산정하면 화학제품 가격경쟁력에 미치는 요인으로 흔히들 임금수준과 마케팅능력, 기술서비스를 들고 있다.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요인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물류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코스트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물류를 경쟁력 요인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학기업은 많지 않다. 무역협회가 수출물류비를 조사한 결과 원료 조달에서 생산, 공장→항만·공항 또는 국내 항만·공항→수입지 항만·공항에 이르기까지 전체 물류코스트를 파악하고 있는 수출기업이 19.7%로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잘 지적해주고 있다. 수출 경쟁력의 핵심요소인 조달물류비와 생산물류비 산정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증거로 물류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고서는 수출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화학제품은 수출액이나 수입액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공히 10%를 넘고 있고 선진 화학기업들의 7-8%와 비교하면 2-3%p 이상 차이가 나 경쟁력을 잠식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4년 수출물류비 비중도 화학제품은 평균 10.7%로 농수산물이나 생활용품을 제외하면 철강금속(9.4%), 전기전자(7.7%), 섬유류(8.4%), 플래스틱(8.9%)을 모두 상회했다. 수출물류비가 1995년 16.5%에서 1999년 12.5%, 2004년 9.1%로 대폭 개선됐고, 전체 기업물류비 역시 1994년 14.3%에서 1999년 12.5%, 2003년 9.9%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화학제품 물류비 비중은 10%를 넘고 있는 것은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화학제품은 수출물류비 중 운송비가 74.6%로 절대적이고 이어 보관·재고비용(7.1%), 수출포장비(5.5%), 통관비(5.5%), 하역비(3.8%), 물류정보비(3.6%)로 나타나고 있고, 플래스틱 역시 운송비가 75.4%로 절대적인 가운데 수출포장비가 11.0%로 상대적으로 높고 보관·재고비용 5.3%에 통관비 3.5%, 하역비 2.8%, 물류정보비 2.0%를 나타냈다. 수입물류비 비중은 플래스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화학제품이 수입액의 10.3%를 차지한 반면, 플래스틱은 11.5%에 달했다. 수입물류비 비중은 철강금속이 7.7%로 가장 낮았고 농수산물과 생활용품을 제외하면 전체 평균 10.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화학제품 수입물류비는 국제운송비 50.4%에 내륙운송비 30.3%, 항만부대비 10.5%로 운송 관련비용이 90%를 넘고 있고, 플래스틱은 국제운송비가 35.0%에 불과한 반면, 내륙운송비가 44.3%로 높았고 항만부대비도 11.7%에 달했다. 국제운송비는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륙운송비나 통관 또는 항만 부대비용은 줄일 수 있고, 특히 수출포장비는 감축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 수출물류비 비중 2-3%p 차이가 곧바로 가격경쟁력과 연결된다는 점은 크게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화학저널 2006/4/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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