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기업들은 셰일(Shale) 혁명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한 2012년경부터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ECC(Ethane Cracking Center)와 유도제품 플랜트 신규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초화학제품은 업스트림에서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동, 셰일혁명으로 지위를 되찾고 있는 미국이 글로벌 세력구도를 재편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에틸렌(Ethylene) 계열 유도제품을 중심으로 중동산과 북미산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폭락함에 따라 NCC(Naphtha Cracking Center)의 경쟁력이 ECC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중동 및 북미에서 추진되던 여러 프로젝트들이 수정,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최근에는 40-50달러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국제유가와 함께 천연가스, 석탄 등 각종 자원가격도 하락하며 일부 자원 수입국들이 수혜를 받고 있으나 자원 보유국의 경상수지와 경기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둔화 갈수록 심화
일본 Mizuho 종합연구소는 2015년 7월 발표한 「2020년까지의 세계경제 전망」에서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15년 3.3%, 2016년 3.8%, 2017년 4.0%, 2017년 4.0%, 2019년 3.8%, 2020년 3.8%로 예측했다.
미국은 GDP 성장률이 3%대를 넘지 못하나 아시아는 6%대를 유지해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2015년 평균 58달러를 유지하나 2016년 67달러로 오른 후 2020년에는 82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Mitsubishi 경제연구소도 2015년 5월 발표한 「2030년까지의 신흥국 경제 전망」에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2016-2020년 경제성장률을 중국 6.2%, 아세안(ASEAN) 5.2%, 인디아 7.2%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1-2025년에는 중국 5.4%, 아세안 4.6%, 인디아 6.6%, 2026-2030년에는 중국 4.4%, 아세안 3.9%, 인디아 5.4%로 장기적으로는 모든 지역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10월 글로벌 GDP 성장률이 2015년 3.1%에서 2016년에는 3.6%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2016년 1월에는 3.4%로 하향 수정했다.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심화됨에 따라 중국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칠레, 페루, 남아프리카,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등 자원국들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재정이 악화되는 등 악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GDP 성장률은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가 심화됨에 따라 2016년 3%대 유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석유화학 원료 투입비중에는 큰 변화 없어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5년 약 1억4000만톤으로 아시아, 중동, 북미지역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2018년에는 약 1억8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틸렌 수요는 글로벌 GDP 성장률과 연동되기 때문에 중국, 아세안, 인디아가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북미지역은 ECC 신규건설 및 증설을 다수 추진하고 있지만 에틸렌 원료 투입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나프타(Naphtha)와 에탄(Ethane)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원료로 나프타는 2014년 43.0%에서 2024년 40.8%로 소폭 낮아지고 에탄은 38%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CC는 셰일가스(Shale Gas) 채굴코스트가 예전에 비해 하락하며 건설 붐이 일어나고, 중동은 원유 채굴과정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자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규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NCC는 저유가로 제조코스트가 이전에 비해 낮아졌으며 아로마틱(Aromatics), 부타디엔(Butadiene) 등 관련제품도 함께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가동률이 향상되고 있다.
석탄은 중국이 CTO(Coal to Olefin) 플랜트를 늘리며 0.3%에서 2.5%로 높아지나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에틸렌, ECC와 NCC의 수익성 급변
중동지역은 천연가스 조달비용에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100만BTU당 1-2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2016년 1월 헨리허브(Henry Hub) 기준 약 2.5달러로 셰일가스 채굴코스트가 하락하며 중동에 근접하고 있다.
나프타도 저유가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해 ECC와 NCC의 에틸렌 제조코스트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Itochu상사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50달러대를 유지하면 NCC의 에틸렌 제조코스트는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에 비해 절반 이하수준인 500달러대로 떨어지며, 중동·북미 ECC의 에틸렌 제조코스트 200달러와의 차이가 6배 이상에서 2.5배로 줄어들게 된다.
관련 화학제품 시황에 따라서는 NCC의 수익성이 ECC를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폭락하기 이전인 2014년 9월에는 중동·미국의 ECC가 유럽·동남아·동북아의 NCC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국제유가가 폭락한 2015년 6월에는 유럽·동남아·동북아 NCC의 수익성이 미국을 상회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나프타 가격은 원유와 함께 하락했지만 생산제품은 나프타보다 가격하락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NCC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ECC는 에탄 가격이 크게 변하지 않는 가운데 생산제품만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미국에서는 PE(Polyethylene)를 중심으로 에틸렌 유도제품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을 하락시키고 있다.
미국은 2014년 말 일시적으로 NCC의 에틸렌 제조코스트가 ECC보다 하회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프로필렌(Propylene)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도 관련 생산제품의 수급과 시황에 따라서는 NCC가 ECC에 비해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2015년 9월에는 중동 ECC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며 유럽의 NCC 수익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ECC는 에틸렌에 편중돼 다양한 석유화학제품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반면, NCC는 저유가와 관련 생산제품의 다양화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아시아 NCC는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프로필렌, 부타디엔, 아로마틱 등 관련제품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일정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며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미국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프로필렌, 북미 생산제품 위상 강화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2014년 약 1억4000만톤으로 북미 23%, 유럽 16%, 중동 18%, 아시아 37%, 기타 6%를 차지했다.
북미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약 3000만톤으로 북미지역에 공급하고 일부를 중남미에 수출하고 있다.
북미지역은 크래커 신규건설 및 증설 계획을 다수 추진하고 있으며 새로운 크래커가 가동하기 시작하는 2017년 이후 생산능력을 1000만톤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남미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틸렌은 수송코스트가 높아 기본적으로 자가소비하며 무역량은 PE 등 유도제품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중국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수요초과 상황이 지속되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수입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어 중동산과 북미산 유입량이 늘어나고 있다.
프로필렌은 에틸렌에 비해 수송에 유리해 무역량이 많으며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플랜트의 신규건설 및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공급이 2020년까지 대폭 확대돼 수요가 많은 남미, 유럽, 동북아 수출을 늘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시아는 중국 수요가 많으나 Bohai Chemical이 6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는 등 PDH 신증설을 확대함에 따라 2018-2020년에는 부족물량이 약 4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수출 포지션에 있는 한국, 일본, 타이완, 아세안의 공급만으로는 중국의 부족물량을 충당할 수 없고 에틸렌과 달리 프로필렌은 중동 역시 수입 포지션이기 때문에 북미지역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타디엔은 에틸렌, 프로필렌과 비교해 수급구조가 상당히 다르며 북미와 동북아 수요가 많고 유럽, 중동·아프리카, 동남아, 남미가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북미는 수입량이 2020년까지 30만톤 정도를 유지하며 유럽산이 주류를 이루고, 아시아는 일본, 인디아, 인도네시아, 싱가폴이 수출 포지션에 있고 한국, 중국, 타이완, 말레이가 수입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부타디엔은 주로 NCC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ECC에 편중된 북미지역에서는 부족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의 타이어 생산량이 많아 매년 수요초과가 20만톤을 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비슷한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M, 중국이 자급률 높이며 수입 감축
아로마틱은 아시아 수요가 많은 편이며 벤젠(Benzene)의 53%, P-X(Para-Xylene)의 83%는 아시아가 점유하고 있다.
공급능력 역시 아시아가 크기 때문에 수출 포지션에 있으며 북미와 유럽은 수입포지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벤젠 수요초과물량이 2014년 150만톤 이상이고 2020년까지 서서히 확대되며 아시아산 수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인디아, 타이 등이 수출 포지션에 있으며 중국은 수입 포지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수요초과물량은 앞으로 대폭 확대돼 2020년에는 200만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젠의 유도제품 가운데 하나인 SM(Styrene Monomer)은 북미와 중동이 수출 포지션에 있고 수요초과 상태인 중국, 인디아, 타이완 등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고 있어 수입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유도제품 페놀(Phenol)도 북미가 수출 포지션에 있으며 앞으로는 중동이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페놀 생산설비의 신규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수요 증가폭이 크기 때문에 2020년까지 수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PE·PP, 중동·미국이 중국시장 장악
PE는 글로벌 수요가 2014년 8600만톤으로 북미 18%, 유럽 19%, 중동 4%, 아시아 46%, 기타 13%를 차지했다.
아시아는 수입 포지션에 있으며 2020년까지 수요초과물량이 증가하나 북미와 중동은 공급과잉이 확대돼 압도적인 수입 포지션에 있는 중국 수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수요초과는 2014년 약 900만톤에서 2020년 약 1300만톤으로 확대되며 아시아에서는 수출 포지션에 있는 한국과 싱가폴의 공급이 앞으로도 크게 변화하지 않아 중국이 북미 및 중동산 PE 수입을 확대할 것으로 에측되고 있다.
PP(Polypropylene) 수요는 2014년 약 5900만톤으로 북미 13%, 유럽 19%, 중동 4%, 아시아 55%, 기타 9%를 차지했다. 아시아 비중은 에틸렌보다 10%포인트 정도 높은 편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수입 포지션에 있고 중국의 수요초과물량은 2014년 4000만톤 수준이었으나 자급률이 향상되며 2018년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수출 포지션에 있는 곳은 중동 뿐이며 중동의 공급과잉물량은 2014년 400만톤에서 서서히 확대돼 2020년에는 약 55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는 수급이 거의 밸런스를 이루고 있으나 PDH 신규건설 및 증설을 추진하며 프로필렌 공급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PP 역시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PVC(Polyvinyl Chloride)는 북미와 동북아가 수출 포지션이며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이 수입 포지션으로, 중국은 2014년부터 공급과잉이 확대되기 시작해 2020년에는 200만톤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는 2014년 수요가 120만톤 수준이나 2020년에는 약 2배에 달하는 250만톤으로 확대돼 수입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국, PTA 대신 P-X로 중국수출 유지
주요 합섬원료 가운데 MEG(Monoethylene Glycol)는 중동이 수출 포지션을 장악하고 있으며 중국 등 동북아가 수입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 및 북미는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중동산 MEG는 폴리에스터(Polyester) 최대 생산지인 아시아에 대량 유입되고 있다.
P-X도 중국이 세계수요의 중심이며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앞으로도 수입 확대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PTA는 주로 한국, 타이완이 중국에 수출해왔으나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며 수입량이 크게 줄였고 오히려 수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한국은 원료 P-X 생산능력을 늘려 중국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