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는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으나 민간기업과 국영기업 사이에서 명암이 갈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천연가스, 원유, 구리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지만 가공업은 아직 미성숙 단계로 판단된다.
석유화학산업도 폴리올레핀(Polyolefin) 수요가 300만톤에 달하지만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발전도상 단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자원 수출 의존형인 산업구조를 수정하기 위해 석유정제, 석유화학 등의 자원 가공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에서는 Chandra Asri Petrochemical(CAP)과 Lotte Chemical Titan(LC Titan)이 양호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하고 있다.
CAP와 LC Titan은 각각 Java섬 서부의 Banten에서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100만톤의 NCC와 유도제품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며 투자액이 40억-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AP는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에틸렌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2021년 가동을 목표로 No.2 NCC를 건설한다.
CAP는 2015년 말 아시아 수요 신장에 대응하기 위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86만톤으로 40% 확대했으며 이후 영업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영업이익 3억달러를 올리며 사상 최대기록을 갱신했고, 2017년 1/4분기에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0% 급증하고 순이익은 3배 폭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CAP는 2012년까지만 해도 적자 상태였으나 에틸렌 증설을 통해 회복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C Titan은 2022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NCC를 구축해 인도네시아 제2의 에틸렌 생산기업으로 등극하고 각종 유도제품도 생산할 방침이다.
그동안 CAP나 LC Titan의 말레이 소재 NCC로부터 에틸렌을 공급받아 PE(Polyethylene) 플랜트에 투입했으나 일괄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자체생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LC Titan은 2016년 매출이 81억3700만링깃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17억2300만링깃으로 전년대비 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7월 LC Titan을 말레이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고 신규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롯데케미칼은 LC Titan의 IPO로 확보한 자금을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말레이지아 NCC 및 PE 플랜트 증설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희망공모가를 주당 8링깃으로 책정하고 7억4048만3000주를 발행해 1조55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확보하려고 했던 계획이 수요 부진으로 주당 6.5링깃, 5억8000만주로 하향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PO 흥행몰이에는 실패했어도 2017년 4월 JAC(Jurong Aromatics) 인수를 추진하며 확보해둔 자금이 있어 동남아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모두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장기간 부지 확보에 난항을 겪었으나 최근 약 80ha 상당의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신증설로 현재 1기만 존재하는 에틸렌 생산설비가 늘어난다면 인도네시아 산업 전체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기업 2사의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Pertamina는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프로젝트 추진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월 경영방침을 두고 사내 대립이 확산돼 기존 사장이 해임됐으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3월 Pertamina 산하기업의 CEO(최고경영자)를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경영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Pertamina는 Java, Kalimantan에서 석유정제 설비를 새로 건설하거나 고도화하고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신규건설할 계획이다.
Rosneft, 아람코(Saudi Aramco)와 함께 합작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당초 2021년 완공을 계획했으나 사장 교체의 영향으로 2-3년 가량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로마틱(Aromatics) 생산기업인 Trans Pacific Petrochemical Indotama (TPPI)와 통합하거나 에틸렌 크래커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모두 2023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