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수요 신장으로 수입 대폭 확대
인디아는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고 2016년에도 상반기에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7.6%로 호조를 보였으나 11월 시행된 고액권 지폐 폐지에 따른 신권 부족의 영향으로 연말 경기가 침체됐다.
그러나 신권 부족은 장기화되지 않고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디아 중앙은행(RBI)도 잇따라 금리를 인하하고 있어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취임 4년째를 맞은 모디 정권은 고액권 지폐 폐지, GST(상품용역세) 도입 가결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제 성장에 특화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규제 완화, 스마트시티 구상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2017년에도 신흥국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 PVC(Polyvinyl Chloride) 시장은 2016년 수요가 약 286만톤으로 10% 증가했으나 생산량은 변화하지 않아 부족물량을 수입제품으로 커버했다.
수입가격은 톤당 750-970달러로 중국·동남아시아에 비해 50달러 높은 수준을 형성했으나 무역상들의 투기가 영향을 미쳐 1개월에 50달러 이상 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로 타이완산과 한국산을 수입하고 있으며 경제연계협정(EPA)을 체결한 일본산 수입량도 2015년 20만톤에서 2016년 26만톤으로 증가했다.
또 인근국가인 이란 뿐만 아니라 브라질, 콜롬비아, 러시아 등 원거리 국가제품도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등 세계 PVC 생산기업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과 흡수력이 높은 인디아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인디아는 전기요금이 비싸고 가성소다(Caustic Soda) 판매가 부진해 대규모 PVC 증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수입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아시아 PVC 가격은 앞으로도 인디아 가격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세안, 내수 중심으로 안정세 유지
아세안(ASEAN)은 실질 GDP 성장률이 2015년 4.7%, 2016년 4.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PV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아세안 PVC 수요는 말레이, 베트남 내수 확대 등이 견인해 214만톤으로 3.6% 증가했다.
2015년 신장률 5%에 비해서는 소폭 둔화됐으나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서남아시아, 중동·아프리카를 잇는 안정성장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PVC 수입은 중국산이 2015년 24만4000톤에서 2016년 34만8000톤으로 급증했다. 말레이, 타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중국산을 수입하고 있고 아세안 전체 수입량의 5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에도 아세안 경제는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수가 안정적으로 확대됨과 동시에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IMF는 2017년 아세안의 실질 GDP 성장률이 5.1%로 2013년 이후 4년만에 5%대를 회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발 가입국인 CLMV도 미얀마 7.7%, 라오스 7.3%, 캄보디아 6.9%, 베트남 6.2%로 높은 성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성장률이 6.7%로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긴축정책이 실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PVC 수요는 4%대로 안정적으로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PVC 수출량이 약 2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Asahimas가 2016년 1/4분기 생산을 확대해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지아 등 인근국가, 서남아시아로 수출했기 때문이다.
Asahimas는 2016년 말 Solvay가 소유한 VinyThai 주식을 취득해 완전 자회사화함으로써 인도네시아 및 타이에 VCM(Vinyl Chloride Monomer) 총 13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아세안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을 포함해 PVC 생산능력을 총 10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반덤핑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인디아 공급을 고려한 마케팅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북미, 트럼프 정권 정책이 관건
미국 경제는 2016년 국제유가 약세, 안정적인 개인소비의 영향으로 호조를 나타냈고 실업률은 4%대로 9년만에 크게 하락했으며 평균 임금도 2.9% 상승해 연말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주택 착공건수는 저금리, 고용 회복을 바탕으로 116만건 증가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임대를 포함한 집합주택 착공 신장률이 단독주택을 상회하는 경향이 계속 두드러졌다.
자동차는 가솔린(Gasoline)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대형 자동차 판매량이 1755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개인소비도 4% 신장했다.
미국은 캐나다를 포함해 PVC 생산량이 695만톤으로 1.9% 증가했고, 수출은 인디아가 급증한 반면 중국은 1.4% 증가에 그쳤다. 중동 수출은 터키가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영향으로 30% 급감했다.
PVC 수요는 파이프가 6.3%, 창틀, 펜스 등이 18.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PVC 가격은 국제유가 하락, 셰일오일 생산 확대, Shintec의 15만톤 증설 영향으로 연초부터 초봄까지 톤당 66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으나 여름부터 아시아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쳐 1000달러까지 급등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연말에는 850달러 수준을 형성했다.
앞으로는 트럼프 정권이 어떠한 구체적인 정책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재건과 제일주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시작으로 다양한 강경책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PVC 시장은 안정적인 개인소비 및 주택 시장에 힘입어 호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나친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은 폭과 타이밍에 따라 소비 및 설비투자 의욕에 악영향을 미쳐 개인소비 및 주택 관련시장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PVC 공급은 2016년 Shintec이 루이지애나 소재 30만톤 플랜트를 신설한 이후 증설이 없으며 에탄(Ethane) 50만톤 크래커가 신규 가동할 예정이나 PVC 수급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동, 주택 시장 호황에도 수요신장 제동
중동·아프리카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15년 2.5%에서 2016년 3.8%로 상승했으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 지역은 3.4%에서 1.6%로 크게 하락했다.
중동·북아프리카는 원유를 포함한 자원가격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사우디는 국제유가에 의존하는 국가경제 체제에 따라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연기, 일부 건설비용 지급 지연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사우디는 2016년 4월 경제개혁계획 「VISION2030」을 발표해 석유의존형 경제 탈피를 목표로 하는 국가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장기적인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말에는 8년만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동의해 국제유가 급락 리스크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은 예멘 내전, 시리아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권의 정책에 따라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해 중국 국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016년 중동·아프리카 PVC 수요는 361만톤으로 3.5% 증가했으나 2017년에는 공공공사 중단·지연 등의 영향으로 신장률이 둔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부터 사우디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의 인구비율이 높은 산유국은 핵가족화에 따른 주택 부족으로 정부가 주택 건설을 지원함으로써 파이프·건축자재용을 중심으로 PVC 수요가 꾸준히 신장하고 있으나 공공공사 지연이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중동·아프리카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터키는 IS 등 정세 불안에 따라 실질 GDP 성장률이 2015년 4.0%에서 2016년 3.3%로 하락해 PVC 수요 신장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은 역내 증설이 계획되지 않고 있어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 역내 수요 신장으로 수출 감소
영국 경제는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직후 가계·기업 마인드가 대폭 악화됨에 따라 경기가 급속히 침체될 것으로 우려됐으나 중앙은행(BOE)의 추가 금융완화,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소득환경 개선에 따라 2016년 7-9월 실질 GDP 성장률이 2.0%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국발 혼란이 잠잠해지는 가운데 유로권도 경제가 서서히 회복돼 실질 GDP가 1.4% 성장했다.
PVC 생산량은 2015년 504만톤에서 2016년 510만톤으로 증가했으며 생산비율은 Inovyn(Ineos) 37%, KemOne 15%, Vynova 14%, Vinnolit 13.5%, Shinetsu 7%, Vestolit 6.5%로 파악되고 있다.
2015년에는 130만톤을 수출했으나 서유럽은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2016년 1-11월에는 109만톤에 그쳤다. 터키 수출이 가장 많았고 폴란드,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터키는 미국제품에 19%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유럽제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2016년에는 알제리, 모로코, 남아프리카 등 아프리카 수출이 증가해 전체의 약 15%를 차지했다.
영국은 경제성장률이 2016년 1.8%에서 2017년 1.1%로, 유로권은 1.7%에서 1.5%로 약간 둔화돼 PVC 수요도 감소하나 서유럽 수요는 약 415만톤으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