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독성실험 없이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SK케미칼이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유해성 실험 결과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함께 새로운 원료를 만들어 애경산업에게 납품하면서 독성실험을 거치지 않고 공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거 김철 SK케미칼 대표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으로, 당시 김철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약간 유분이 있는 향들이 있어서 독성은 당연히 없다”면서 “기존에 있던 수분하고 잘 섞이지 않는 문제들이 생겨서 독성이 추가되지 않은 계면활성제(유화제)를 넣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기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Chloromethyl Isothiazolin)/MIT(Methyl Isothiazolin)에 향을 내는 물질과 계면활성제를 첨가해 새로운 원료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다른 물질을 첨가해 만든 새로운 원료라면 독성실험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험 없이 애경산업에게 납품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하고 2011년 판매가 중단될 때까지 모두 160만개를 시중에 판매했다.
애경산업 측은 출시를 전후해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에 구체적인 성분 자료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고, SK케미칼 측으로부터 문제가 일어나면 모두 책임지겠다는 계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환자는 100명이 넘는다.
SK케미칼 측은 기존제품에 향이 추가됐을 뿐으로 주요 성분에 변동이 없고 애경산업 측에게 위험 요약문서 등을 제공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조만간 SK케미칼 김철 대표를 불러 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원료를 공급한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