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들이 폐플래스틱을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 메이저인 바스프(BASF)가 앞장서고 있으며 사우디 사빅(Sabic)도 유럽기업과 연합해 리사이클 기술 실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폐플래스틱의 원료화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으나 화학공업협회를 중심으로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Mitsubishi Gas Chemical(MGC)은 탈산소제를 개발해 식품 보존기간을 연장토록 함으로써 수요처들이 경제적 효과를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바스프, 리사이클 기술 실용화
바스프는 폐플래스틱을 화학제품 원료로 활용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스프는 플래스틱 폐기물을 베이스로 화학제품 원료를 제조하는 기술을 정립했으며 실용화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0월 폐플래스틱 베이스 열 분해유를 독일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 소재 스팀크래커 원료 일부로 적용했으며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해 식품 패키지, 냉장고용 소재 등을 파일럿 생산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폐플래스틱 처리 문제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리사이클 기술을 활용해 플래스틱을 중심으로 한 순환경제를 확립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바스프는 폐플래스틱을 리사이클 원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 ChemCycling을 시작했으며 열화학 프로세스를 활용해 플래스틱 폐기물을 합성가스, 열 분해유 등으로 전환하고 해당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함으로써 플래스틱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혼합제품, 오염된 폐기물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매립 혹은 소각 처분했으나 바스프 기술을 적용하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리사이클이 어려웠던 폐기물을 재이용함으로써 폐기물 문제 해결을 진전시킴과 동시에 수요기업들이 설정한 리사이클 소재 사용량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실용화 단계에 돌입했으며 2018년 10월에는 파트너인 독일 Recenso로부터 열 분해유를 공급받아 크래커 원료 일부로 사용을 시작했다.
이론상으로 사용자는 자신의 희망에 맞추어 대상제품에 포함돼 있는 리사이클 원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고, 나아가 치즈용 포장소재, 냉장고 부품, 단열재 등 10개에 달하는 다양한 수요처와 산업을 대상으로 리사이클 원료를 사용해 각종 소재를 파일럿 생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화학적 리사이클을 통해 본격 상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열 분해유나 합성가스의 품질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R&D)이 더 필요하지만 플래스틱을 둘러싼 순환경제 확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빅, 폐플래스틱 원료화 사업 추진
사우디 사빅(Sabic)도 폐플래스틱을 리사이클해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영국 리사이클 전문기업인 Plastic Energy와 공동으로 네덜란드에 리사이클 원료 공장을 건설해 2021년 상업가동할 예정이다.
생산하는 리사이클 원료는 사빅이 유럽에서 가동하고 있는 석유화학 플랜트에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사빅은 석유화학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규공장에는 Plastic Energy가 보유한 리사이클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혐기 상태의 폐플래스틱에 열을 가해 포화탄화수소가 될 때까지 분해시키는 독자기술로, 서로 다른 종류의 플래스틱이 섞여 있거나 오염물이 많은 상태의 플래스틱 등 기존에는 리사이클이 어려웠던 플래스틱도 모두 처리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lastic Energy는 해당 기술을 도입한 처리설비를 스페인에서 2곳 운영하고 있다.
PP(Polypropylene)를 비롯, PS(Polystyrene),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LDPE(Low-Density PE) 등 폐플래스틱을 나프타(Naphtha), 디젤 등으로 전환해 석유화학 원료나 연료유로 재이용하고 있다.
양사는 네덜란드에 리사이클 원료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최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빅은 과거 DSM으로부터 인수한 네덜란드 석유화학 컴플렉스 등을 통해 유럽에서 생산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리사이클 공장에서 생산된 나프타 등을 해당 설비에 투입할 계획이다.
사빅은 2018년 4월 영국이 제창한 이니셔티브에서 폐플래스티 감축을 목표로 하는 UK Plastics Pact에 참여하는 등 폐플래스틱 처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핀란드 네스테(Neste)가 폐플래스틱을 화학제품 및 플래스틱 원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클라리언트(Clariant)가 해당 원료를 공급받아 접착제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가구 메이저인 이케아(IKEA)도 재생 원료를 사용한 폴리올레핀(Polyolefin)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친환경화에 바이오기술 개발로 대응
영국은 플래스틱의 친환경화 및 폐플래스틱 박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6000만파운드(약 850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통해 폐기된 식품 등을 원료로 플래스틱을 가공해 도입하거나 포장소재를 스마트화하는 기술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다.
정부 차원의 전면적인 지원을 통해 플래스틱 포장소재 등 관련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은 그동안 일회용 비닐봉지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 빨대 등 플래스틱 가공 일용제품 사용 금지 등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해왔으며 세계적으로 플래스틱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되자 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금은 단순히 법 규제를 강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과제 해결 및 산업 진흥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하는 것으로, 주로 그동안 추진해온 기술개발에 투입할 방침이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플래스틱 및 포장소재, 폐기물 분리수거를 돕는 스마트 라벨 개발, 유통기한 표시 스마트화를 통한 음식물 낭비 방지, 리사이클 플래스틱 도입 등을 추진해왔다.
바이오 원료 분야에서는 목재 찌꺼기나 목재, 폐기된 식품 등을 플래스틱 원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수년 사이 플래스틱 폐기 문제와 관련된 바이오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과거 3년간 투자액이 1억4000만파운드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플래스틱 포장소재 시장규모는 약 110억파운드에 달하며 지속 가능한 플래스틱을 도입함으로써 매년 5억파운드씩 시장이 추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9년 3월 EU(유럽연합)를 탈퇴한 후 새로운 산업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을 베이스로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며 기존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던 분야에서 대체제품을 개발하고 폐플래스틱 관련기술을 혁신하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플래스틱 열회수 평가체제 마련
일본은 폐플래스틱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LCA(Life Cycle Assesment) 평가를 실시한다.
일본 화학공업협회는 2018년 12월 정례회의를 통해 해양 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협의회 JaIME의 활동 상황 등을 점검했으며 폐플래스틱 회수 확대를 위해 평가체제를 고도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3R(Reduce·Reuse·Recycle)을 중심으로 이른 시기부터 플래스틱 분리회수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폐플래스틱을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축적해온 만큼 열회수 등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4월 어떠한 체제를 마련하고 어떻게 적용할지 결론을 내릴 예정이며 과학적 데이터로 축적해 국내외 환경보호에 활용하도록 제공할 방침이다.
JaIME는 일본 화학공업협회를 중심으로 일본 플래스틱공업연맹, 플래스틱순환이용협회, 석유화학산업협회, PVC(Polyvinyl Chloride) 산업·환경협회 등 5개 단체를 공동 사무국으로 삼아 2018년 9월 출범했다.
정보 수집 및 정리를 실시하고 산업계 대표로서 일본 당국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국제사회에 일본의 입장을 알림과 동시에 과학적 노하우 및 데이터 축적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본은 폐플래스틱 리사이클 비중이 84%로 높은 편이나 일본 환경성이 2035년까지 폐플래스틱 유효이용율을 10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폐플래스틱을 분해해 열에너지로 회수하는 에너지 리커버리 확대가 시급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LCA 관점에서 유용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