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 생산설비에 대한 드론 피격사건 이후 국제유가와 나프타(Naphtha) 공급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은 2019년 9월14일 아람코(Saudi Aramco)의 석유 생산설비 2곳이 드론에 피격당한 이후 공급불안을 우려했으나 사우디 정부가 9월 말까지 사태를 수습하고 10월부터 생산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힌 이후 점차 안정되고 있다.
한국, 일본, 타이완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9-10월물 석유 수입 계약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공급불안에 대한 우려도 약화되고 있다.
그러나 6월 해상탱커 공격에 이어 9월에는 육상의 생산설비까지 피격을 당하게 됨에 따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이란 국영 유조선이 사우디 제다(Jeddah)항 인근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 대량의 원유가 유출되고, 터키가 시리아의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등 중동정세가 원유 시장을 강타할 변수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즉, 언제든지 석유화학 관련 시황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있어 중장기적으로 중동산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도입처 다양화가 요구되고 있다.
일본 Mitsubishi Gas Chemical(MGC)은 사우디 동부 주베일(Al Jubail)에서 메탄올(Methanol)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9월18일 정상가동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메탄올 플랜트는 원료를 공급하는 아람코 생산설비가 9월14일 공격을 당하면서 며칠 동안 20-30% 정도 가동률을 낮추었으나 원료 공급이 조기에 재개되면서 가동을 정상화했고 영업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GC를 비롯한 일본 화학기업들과 사빅(Sabic)이 합작한 Saudi Methanol은 현지에서 아람코로부터 원료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원료 공급이 재개됨에 따라 생산설비 5기 가운데 정기보수하고 있는 1기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다.
일본은 사우디에서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등이 석유화학 합작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가운데 미츠비시케미칼이 사빅과 합작한 SAMAC도 MMA(Methyl Methacrylate) 플랜트는 100% 가동하고 있다.
중간원료로 사용되는 메틸 프로피오네이트(Methyl Propionate) 재고가 충분해 아람코의 원료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도 풀가동이 가능했고 현재는 원료 공급도 재개된 상태이다.
사우디 서부에서는 스미토모케미칼과 아람코의 합작 프로젝트인 페트로라비(PetroRabigh)가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가동하고 있다.
아람코가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9월19일까지도 에탄(Ethane) 공급량을 8.0%, 원유는 12.5% 줄였으나 시험 가동하고 있는 No.2 컴플렉스는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일본기업들에게 석유제품 계약물량 모두를 공급할 수 있는 정도로 사태를 조기에 수습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9월 수출물량은 이미 출하가 이루어졌고 10월 수출물량도 확보한 상태여서 일부는 선박 적재와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중동산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조달처 다양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일본은 현재 원유의 9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사우디 비중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프타도 중동산 의존도가 60%로 높은 편이어서 액화석유가스(LPG), 셰일오일(Shale Oil) 등 나프타 이외 원료 사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기업들도 원유 및 나프타의 사우디산 수입의존도가 일본에 못지않게 높은 편이나 아직까지 사우디산 수입비중을 낮추기 위한 어떤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