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급 증가 겹치면서 1300달러로 폭락 … n-부탄올 강세가 변수
2-EH(Ethylhexanol)는 2020년 말 폭등한 후 2021년 초 폭락으로 시작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요가 급감한 4월 톤당 650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5월 이후 원료 프로필렌(Propylene)이 강세를 나타내고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상승세를 계속했다.
가소제 DOP(Dioctyl Phthalate)가 고무장갑이나 신발 바닥 소재에 투입되면서 2-EH 수요 증가를 견인했고 7월 800달러 돌파에 이어 10월 900달러, 11월 1200달러로 급등했다. 특히, 국내 플랜트의 가동중단이 겹치면서 12월 말에는 CFR China 1445달러, CFR SE Asia 1485달러로 폭등했다.
한화솔루션이 10월 중순부터 2021년 1월까지 일정으로 생산능력 12만톤 플랜트를 정기보수했고, LG화학도 2020년 10월 말-11월 초부터 1개월에 걸쳐 2개 플랜트를 연속 정기보수해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여수 14만4000톤과 나주 9만5000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도 중소 플랜트들이 가을에 잇따라 정기보수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11월 초 발생한 여수 중앙조정실 화재 사고로 여수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을 중단한 것도 2-EH 수급타이트에 영향을 미쳤다.
여수 2-EH 플랜트는 중앙조정실 화재 사고 이전부터 정기보수하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으나 수요기업들이 사고 여파로 공급 재개가 늦어질 것을 우려해 구매에 적극 나섬으로써 수급타이트를 부채질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2-EH의 초강세 행진은 2021년에 들어서며 바로 종료됐다.
중국기업들이 공급을 확대하며 정기보수로 부족해진 물량을 충족시켰고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의 재가동이 임박하면서 수급타이트가 해소되고 있다.
1월7일에는 CFR China 1320달러, CFR SE Asia 1360달러로 각각 125달러 폭락했다.
하지만, 2-EH와 n-부탄올(Butanol)을 함께 생산해온 스윙 플랜트들이 n-부탄올 생산에 집중하면서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n-부탄올은 프로필렌 상승과 수요 증가를 타고 강세를 계속하고 있는 반면 2-EH는 전망이 밝지 않아 n-부탄올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EH 현물가격은 2020년 초 800달러대 중반으로 출발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4-5월에는 700달러 수준에서 등락했고 7월 이후에도 900달러 선에서 소폭 등락을 장기화했다.
원료 프로필렌이 900달러를 오르내리는 강세를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DOP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고전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11월 들어 DOP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이 2개월에 걸쳐 정기보수를 진행하고 LG화학까지 2개 플랜트를 연이어 정기보수한 영향으로 수급타이트가 심화돼 사상 초유의 폭등현상이 나타나 11월 중순 1000달러를 넘어섰고 12월 말에는 1400달러까지 돌파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한화솔루션이 정기보수를 마치고 재가동한 가운데 LG화학도 가동을 정상화함으로써 폭락세 전환이 불가피했다. (박한솔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