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트린, 알고리즘 차별화로 경쟁력 향상 … 범용제품 경쟁력 하락
시트린 인포매틱스(Citrine Informatics)가 MI(Materials Informatics)의 화학산업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업적 MI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시트린은 2013년 미국에서 설립됐으며 2019년 7월까지 약 3000만달러(약 300억원)의 투자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시트린의 소프트웨어는 경쟁기업의 소프트웨어에 비해 데이터 기반(인프라)을 탄탄하게 갖춤으로써 호평을 받고 있다. MI를 실시할 때 가장 필요한 소재 물성 데이터를 인공지능(AI) 학습에 적합한 구조로 데이터베이스에 넣을 수 있고 데이터가 소재과학 노하우와 통합되면서 가치가 높아지는 구조로 파악된다.
데이터를 과학적 도식(워크플로우)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역시 강점이다.
애플(Apple) 운영체제(OS)인 iOS처럼 직관적이고 세련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어 소재 개발 연구자들이 파이던(Python) 등 기계학습 지식을 갖추지 않고도 고도의 M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터페이스 외에 알고리즘도 시트린의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시트린은 알고리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분야의 중립 네트워크나 랜덤 포레스트처럼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 처리가 아니라 모든 데이터 처리를 통합해 소재 특성을 표현하는 대규모 데이터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AI와 화학자의 사고방식을 모두 오갈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구성해 MI로는 학습 데이터를 취급하고 소재 연구자의 노하우를 조합함으로써 AI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

시트린 설립 당시만 해도 화학기업 가운데 AI 도입이나 컴퓨터 기술을 화학소재 개발에 응용하는 곳이 극히 드물었으나 2017년 하반기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지며 수주실적이 설립 이래 누적치를 뛰어넘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2018년에는 화학기업 스스로 MI를 실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며 MI 열풍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MI 서비스 시장은 현재 200억-300억달러(약 20조-30조원)로 파악되고 있으며 바스프(BASF) 등 메이저가 집중적으로 도입 및 활용하고 있어 앞으로도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트린은 글로벌 MI 서비스 시장이 소규모 MI 컨설턴트와 새롭게 진출하는 제약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자체 개발에 도전하는 화학 메이저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MI 컨설턴트는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가 느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제약‧화학기업의 진출도 주목되지만 단백질이나 수지 분석이 본질적으로 다른 면이 많아 예상만큼 수월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시트린 등 기존 MI 전문기업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자체적인 응용법을 모색하는 제약‧화학기업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트린은 앞으로 지속가능한 플래스틱 개발 분야에서 MI 활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축전지 개발도 MI 적용이 기대되지만 MI 소프트웨어가 없이도 일정 수준 개선이 가능한 분야인 반면 생분해성 플래스틱이나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을 개발할 때는 MI가 가능성을 크게 열어줄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더욱 넓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트린은 최근 친환경 지속가능 플래스틱 개발 트렌드에 맞추어 여러 학술기관과 연계하고 있으며 여러 화학기업에게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다양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시트린은 화학기업 가운데 범용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어 신흥국이나 신규 진출기업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곳은 가격경쟁에서 밀려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SIer의 SCSK와 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중국에 밀려나고 있는 일본 화학기업들에 대한 제안을 본격화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