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화학산업은 시대의 니즈에 대응하는 기술 및 소재를 공급하며 150년간 사회발전을 뒷받침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비료, 염료부터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초창기부터 축적해온 다양한 유‧무기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특히 스페셜티 화학기업들은 전자소재, 의약‧의료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일본 스페셜티 화학기업의 소재 개발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이셀, 목재 성분 유효이용 기술 개발
다이셀(Daicel)은 인류가 처음 개발한 열가소성 수지인 셀룰로이드를 생산하면서 셀룰로스(Cellulose) 생성‧가공 기술을 핵심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주력제품인 초산셀룰로스(Cellulose Acetate)는 셀룰로스를 난연화했으나 목재 및 면화 베이스 펄프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생분해성 조절기능 등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재로 제안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셀룰로스 유도제품을 바이오화해 광범위하게 생산할 계획이다.

초산셀룰로스는 벌크 용도로 한정됨에 따라 소품종 대량생산의 성격이 강한 편이다.
셀룰로스는 용매에 잘 녹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여할 수 있는 화학수식의 폭이 좁아 성형가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이셀은 새로운 기술을 추가해 프로세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목재 등의 원료를 손상 없이 분쇄한 후 상온에서 용해하는 기술로 가나자와(Kanazawa)대학, 교토(Kyoto)대학과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프로세스와 달리 고온‧가압이 불필요하고 펄프를 경유하지 않는 이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온용해법은 이미 확립단계에 있어 소재 조합, 용해 대상 혼합비율에 따른 기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으며, 다이셀은 셀룰로스 화학의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하고 다양한 기능성을 부여한 파인 셀룰로스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셀룰로스 이외의 목질성분 유효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유효한 이용법이 발견되지 않은 리그닌(Lignin), 헤미셀룰로스(Hemicellulose)는 에틸렌(Ethylene) 수준의 범용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반응성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분자량 변경, 다양한 화학수식을 통해 기능성 화학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산림자원, 농산 폐기물 등의 순환이용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패러다임을 전환할 방침이다.
상온용해법이 고온‧가압을 필요로 하지 않고 대폭적인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것처럼 앞으로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는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 플랜트의 주요 이산화탄소(CO2) 발생원은 보일러로 대량생산 시스템에서는 과잉 증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다이셀은 각종 에너지 절약 시책, AI(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열수지 관리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대량생산에서 벗어나 적정량 생산을 실용화해야만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이셀은 2030년부터 개별 주문생산 시스템을 도입하고 프로세스를 다운사이징함으로써 적정량 생산을 실현할 계획이며 초소형 블록형 모듈 플랜트를 목표로 도쿄(Tokyo)대학 등 연구기관과 함께 마이크로 유로, 마이크로 리액터를 개발하고 있다.
다이셀은 앞으로 기능성 소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으로써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다품종 소량생산, 적정량 생산 및 지속가능한 프로세스 실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닛폰소다, ICT‧헬스케어‧환경 중점 육성
닛폰소다(Nippon Soda)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2020년 10개년 장기비전을 수립함과 동시에 3개년 경영계획을 시작해 ICT(정보통신기술), 헬스케어, 농업, 환경을 중점분야로 설정하고 화학제품 사업은 기술력을 활용해 스페셜티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닛폰소다는 장기간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베이스로 개발한 폴리머 기술 Living Anionic Polymerization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성장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폴리머 주변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ICT 분야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Living Anionic Polymerization을 응용한 액상 폴리부타디엔(Polybutadiene)은 1,2-Vinyl 구조가 매우 많아 가교반응성, 안정성이 뛰어나며 최근에는 내열성, 전기특성에 대한 니즈에 따라 5G(5세대 이동통신)용을 중심으로 전자소재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하 경감에 대한 요구에 대응해 할로겐을 함유하지 않은 에폭시화(Epoxidation) 그레이드 공급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pHS(Poly(4-Hydroxystyrene))는 분자량 분산도가 좁고 균일함에 따라 기능발현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어 주로 반도체 KrF 포토레지스트 소재로 공급하고 있으며 2018년 설비를 증설했다.
최근에는 니즈 고도화에 대응해 더욱 정밀하게 설계한 고기능성 신규 폴리머를 개발하고 있고, 2021년 가을에는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할 목적으로 고압가스에 대응한 실험설비를 도입해 운용을 시작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셀룰로스에 PO(Propylene Oxide)를 반응시킨 셀룰로스 유도제품 HPC(Hydroxypropyl Cellulose)를 공급하고 있다. 주로 고형제 결합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유효성분의 용해성 개선, 유효성분을 천천히 방출하는 서방성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2021년 7월에는 의약품 및 건강식품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를 증설했다.
2020년 6월 윤택제이면서 정제경도 개선 및 붕괴시간 단축이 가능한 첨가제 SSF(Sodium Stearyl Fumarate)를 도입했고, 이후 HPC와 SSF를 조합해 구강 내에서 붕괴되는 정제를 고기능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닛폰소다는 2019년 치바(Chiba) 연구소에 HPC의 가치를 수요기업과 함께 창출하는 협업시설 Cellulose Technical Application Center(CTAC)를 설치하고 수요처 니즈에 대응한 솔루션 공급, 신규 어플리케이션 제안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셀룰로스계 코팅제와 관련해서는 2022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코팅 베이스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HPC-SL60을 개발하고 있다.
사업개발추진실은 기존사업의 연장선상에 존재하지 않는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 취급기술을 베이스로 농약 사업에서 축적한 합성기술을 응용해 대학 및 외부기업과 공동으로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분야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열활성화 지연형광(TADF) 화합물도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TADF 화합물은 이론적으로 발광효율이 100%로 25%인 형광, 75%인 인광에 비해 매우 높은 유기화합물이어서 인광에 사용하는 인듐이 필요하지 않아 코스트 및 안정공급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닛폰소다는 후보 화합물을 선정한 후 수요와 코스트 측면에서 과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으며 의약, 환경 분야에 대응하면서 외부기관과 연계해 사업영역을 확충할 방침이다.
사카타, 바이오매스 활용에 고기능화 강화
19개국에서 인쇄잉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카타잉크(Sakata Inx)는 2021년 2월 장기 성장전략 Sakata Inx Vision 2030을 발표하고 환경‧바이오, 에너지, 일렉트로닉스, 옵토 케미칼을 주력분야로 설정하고 신규사업 대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력인 인쇄잉크 사업은 원료 조달 및 조합부터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비전을 위한 경영계획 2023을 통해 해외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식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바이오매스 소재를 채용한 인쇄잉크 브랜드 Botanical Ink는 일본 필름 패키지용 잉크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고 있으며 보급 확대 및 바이오매스 성분 함유율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능성 소재 부문에서는 잉크젯 잉크, 분체토너, 디스플레이용 표시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기존기술에 비해 적용영역이 매우 광범위한 잉크젯 인쇄는 노즐 직경이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미세하고 토출량을 약 1피코리터로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높은 수준의 분산기술 및 품질이 요구되고 있으나 범용성이 뛰어나고 판밑 및 제판작업이 불필요함에 따라 내구소비재, 공업용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품질 측면에서 우위성을 확보한 표시소재는 액정 대형화 등 기술 트렌드에 대응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카타잉크는 5개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인쇄잉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지 합성기술을 베이스로 오래전부터 우레탄(Urethane) 수지를 인쇄잉크용 소재로 채용하고 있으며 인쇄소재에 대한 전이‧고착과 관련된 폴리머 설계에서 강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매우 얇은 박막으로 색채 및 기능성을 실현하는 인쇄잉크를 개발‧생산하면서 안료 등을 미세하고 균일하며 안정적으로 분산하는 분산‧가공기술, 이미지 및 기능을 박막으로 성형하기 위한 인쇄‧코팅 평가기술을 확립했다.
여기에 고품질 인쇄를 위한 이미지 처리기술과 분광광도계, 컴퓨터를 이용해 색을 절대값으로 관리하는 색채기술을 조합함으로써 고도화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을 위해 일본 탄소회수기술연구기구(CRRA)와 공동으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2)를 이용해 유기화합물을 합성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도쿄 공장에서는 이산화탄소 베이스 인쇄용 잉크 용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굴절률을 조절함으로써 LED(Light Emitting Diode) 광추출효율 향상 등이 가능한 굴절률 조절 소재를 전략제품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센서 수요 확대에 대응해 Wonder Future(WFC)의 무손상 부품 실장기술인 저내열 접합기술을 함께 공급하고 있다.
일렉트로닉스 케미칼 영역은 1992년 전자기기 등의 수출입을 담당하는 해외사업부를 분사한 시크스(SIIX)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시크스는 EMS(전자기기 위탁제조)를 사업화함으로써 자동차 탑재용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소재 개발능력과 WFC 부품 실장기술의 시너지 창출에 따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