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화학기업들이 환경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최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하면서 지구온난화 뿐만 아니라 자원 고갈, 대기‧해양 오염 등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창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탈탄소 사회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의 충‧방전이 가능한 2차전지와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기를 사용한 수전해 그린수소 제조 시스템 보급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촉매, 배터리 소재 중심 경영자원 집중
일본촉매(Nippon Shokubai)는 LiB(리튬이온전지) 소재 사업에서 오사카(Osaka)의 스이타(Suita) 연구소를 중심으로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2차전지 소재를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LiB 전해질 이오넬(Ionel)을 대형제품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오넬은 LiFSI(Lithium bis(fluorosulfonyl)imide)를 조성하는 백색 분말형 화합물이며, 전해액에 첨가하면 저온부터 고온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사이클 특성, 레이트 특성, 보존안정성을 높이는 등 LiB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제로 사용하면 더욱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이브리드자동차(HV)나 전기자동차(EV) 탑재 LiB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2022년 신증설 투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본촉매는 이오넬의 뒤를 이을 신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개발 신소재 가운데 전고체 리튬폴리머전지용 전해질막은 실온에서 이온전도도와 리튬이온 수율이 높고 충전시간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밀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말화한 광물과 유기고분자를 혼합해 시트로 제조한 아연2차전지용 분리막은 높은 이온전도성을 유지하면서 충전할 때 음극재인 아연에서 생성되는 덴드라이트(수지상 결정) 관통을 막을 수 있고 니켈아연전지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iB 소재 외에 발전장치인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SOFC)용 지르코니아 전해질 시트도 생산하고 있으며 이온전도성이 우수하고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그린수소를 생성할 수 있는 알칼리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는 유기폴리머와 분말형 광물을 혼합해 시트화한 고성능 분리막을 개발했다. 높은 이온전도성과 가스 차단성을 모두 갖추어 수요기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산요케미칼, 전수지전지 사업 글로벌화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은 자회사 APB를 통해 신형 LiB인 전수지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수지전지는 게이오(Keio)대학 특임교수이면서 APB의 CEO(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호리에 히데아키가 고안했으며, 산요케미칼의 핵심기술인 계면제어를 활용해 상업화했고, 집전체를 포함한 대부분을 수지로 제조한 것이 특징이다.
수지 집전체 한쪽에 양극을, 다른 한쪽에는 음극을 도포하고 집전체 사이에 분리막을 끼워넣은 바이폴라 적층형으로 제조함으로써 높은 에너지밀도를 실현했으며 양극과 음극활물질은 각각 겔 형태 폴리머로 덮고 다기능 폴리머 계면을 부여함으로써 전자전도성과 이온전도성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산요케미칼은 전수지전지의 핵심 부분인 겔 폴리 피복 활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전수지전지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높은 신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특징이 부각되고 있다.
수지 집전체를 채용함으로써 단락(쇼트)이 발생해도 발열, 발화 원인이 되는 대전류가 흐르지 않으며 생산성이 우수하고 건조공정이 필요 없어 제조 프로세스 간소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바이폴라 구조 셀을 적층함으로써 필요한 부품 수를 줄일 수 있으며, 기존 LiB 제조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용제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성 부품을 모두 수지로 제조해 니즈에 맞추어 배터리 형태를 바꾸는 것이 가능한 점도 매력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최근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의 자율형 무인 잠수기 탑재가 결정됐다.
APB는 후쿠이현(Fukui) 다케이(Takei) 공장의 생산설비를 100% 무인화하는 등 전수지전지 생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2022년 봄 자동화 시스템이 정비돼 샘플을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정치용 축전지 시스템용으로 공급하고 사용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HySTRA, AUS 연계 수소 서플라이체인 구축
수소는 저탄소 및 탈탄소 실현을 위해 다양한 이용‧활용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수소는 다양한 물질에 함유돼 있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생성이 가능해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고, 재생에너지로 제조할 뿐만 아니라 수송‧저장까지 겸할 수 있는 등 잠재력이 우수해 다양한 용도에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2016년 2월 설립한 기술연구조합 이산화탄소(CO2) 프리 수소 서플라이체인 추진기구(HySTRA)를 통해 저품위 석탄인 갈탄을 이용해 제조부터 수송‧저장까지 이어지는 이산화탄소 프리 수소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타니산업(Iwatani), 가와사키중공업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지원 아래 2030년경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갈탄은 수분과 불순물을 다량 함유하고 있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발전량이 낮은 편이고 공기와 닿으면 자연발화할 위험이 있어 수송‧보관에 적합하지 않으며 이용 범위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으나, HySTRA는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Victoria)의 갈탄을 유효하게 이용하는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빅토리아주의 라트로베(La Trobe) 밸리에서 갈탄을 수소 포함 가스로 바꾸고 이후 수소 정제를 거쳐 헤이스팅스(Hastings) 항까지 운반한 후 액화해 액화수소 운반선 수소 프론티어로 옮기고 있다.
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공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할 수 있어 화석연료를 에너지로 사용하면서도 온실가스를 감축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수소는 영하 섭씨 253도 극저온에서 기체에서 액체로 변하면서 체적이 800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운반 효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이점이 있다.
수소 프론티어는 액화수소 전용 극저온 축압식 화물 격납설비로 개발돼 대량의 수소를 효율적이면서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진공단열 2중 탱크를 채용했으며 높은 단열성을 실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지부에 GFRP(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를 채용함으로써 열전도를 억제하고 있다.
수소 프론티어가 헤이스팅스항에서 출발한 후 약 9000km를 항해해 일본 수소 도입기지인 액화수소 하역 실증 터미널 Hy touch Kobe에 도착하면 터미널에 갖추어진 로딩암 등을 활용해 운반하고 있다.
Hy touch Kobe는 고베시(Kobe) 연안 공항섬 북동부 1만평방미터 부지에 액화수소 하역기지로 건설된 터미널이며 액화수소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2500kl 탱크 액화수소 전용선박-육지 이송 로딩암 등을 갖추고 있다.
HySTRA는 수소사회 실현에 필요한 수소 대량 수송기술을 준비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기술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에어워터, 미국 스타트업과 함께 수소 사업 확대
에어워터(Air Water)는 미국에서 수소 서플라이체인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연료전지자동차(FCV)용 수소 스테이션을 개발‧운영하고 있는 FEF(First Element Fuel)에 약 55억엔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FEF는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미국에서 연료전지 자동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캘리포니아에서 31개 수소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최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연료전지자동차 보급을 적극 지원함에 따라 2024년까지 캘리포니아에 수소 스테이션 80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어워터 그룹은 북미지역 엔지니어링 사업으로 산업가스, LNG(액화천연가스) 수송을 위한 액화가스 트레일러, 저장용 액화가스 탱크 등 저온기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관련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저온 수송기기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액화수소 탱크와 트레일러 부문은 미국 행정부의 탄소중립 투자 확대를 타고 수주액이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어워터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수소 스테이션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FEF 출자를 결정했다.
액화수소 탱크나 액화수소 트레일러를 설치함으로써 FEF가 운영하는 수소 스테이션을 포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액화수소 제조‧판매‧물류 등 서플라이체인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앞으로 일본이 수소 서플라이체인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면 미국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활용해 조기 사업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