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제조장치용 수요 호조 … PVDF, 배터리 바인더용 수요 급증
불소화학은 반도체 호황을 타고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기자동차(EV) 보급으로 LiB(리튬이온전지) 용도까지 더해지면서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생산국인 일본은 중국산 원료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안정공급체제 확립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료 다양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무기약품협회에 따르면, 일본은 불화수소산 생산량이 2021년 23만5341톤으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최대 용도인 플루오로카본(프레온) 가스, 불소수지 등 플루오로카본 생산량은 13만5569톤으로 0.5%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됐다. 프레온 가스는 유럽에서 의료용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2차전지용 투입량이 많은 고순도 불산, 육불화리튬(LiPF6)은 생산량이 감소했으나 앞으로도 탄탄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순도 불산은 반도체 에칭, LCD(Liquid Crystal Display)나 태양전지 제조과정의 세정제로 사용되며 불산과 불화암모늄 혼합용액인 BHF(Buffered Hydrofluoric Acid)는 반도체 절연막 에칭‧세정 등에 투입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함께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컴퓨터, 게임기 판매량이 증가했고 고속통신 인프라 설치가 본격화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1년 5559억달러로 전년대비 26.2% 성장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2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된다.
고순도 불산 수요는 반도체 제조장치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타고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LiB 시장 급성장으로 고순도 전해질로 사용되는 육불화리튬 역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에는 반도체 부족이 우려되는 가운데 2021년과 마찬가지로 재택근무 정착에 따른 컴퓨터 판매량 증가, 5G(5세대 이동통신) 및 6G 등 고속 데이터 통신 분야 성장을 타고 반도체 시장 성장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반도체 관련 불소화합물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은 원료 형석과 무수불산을 대부분 중국산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어 원료 다양화가 요구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기술적으로 반도체용 고순도 불산을 생산하지 못하고 일본, 미국, 유럽산을 수입했으나 최근에는 타이완 반도체 생산기업이 채용할 만큼 고순도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돼 고순도 영역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중국산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중국 의존도 낮추기를 위해 멕시코산 형석으로 불산을 제조하는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PTFE(Polytetrafluoroethylene), PFA(Perfluoroalkoxy Alkane) 등 불소수지는 전자기기, 자동차, 화학, 금속 등 다양한 산업계에서 사용되며 최근 경제 회복과 함께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일본은 전자기기와 반도체, 수송기기 등 3대 용도 가운데 반도체용이 수요 회복을 견인함에 따라 2021년 생산량이 3만3032톤으로 31.8%, 출하량은 3만714톤으로 24.4% 증가하며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제조장치는 튜브나 조인트 등 가공부품, 실 소재, 보관‧수송 컨테이너, 약액 반송용 펌프, 실리콘 웨이퍼 등 세정조에서 불소수지를 사용하고 있다.
PVDF(Polyvinylidene Fluoride)는 LiB 양극재 바인더용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양대 메이저 가운데 하나인 쿠레하(Kureha)가 중국 생산능력을 2024년까지 50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확대하나 다른 불소수지 생산기업의 신증설 투자가 거의 없어 수급타이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 불화수소산 공급 우려도 불소수지 수급타이트에 일조하고 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불화수소산 공급이 불안해져 불소수지 생산이 정체되고 있다.
불소화합물의 주요 원료인 무수불산은 냉매 수요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와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으로 가격이 급등락했으며 2022년에는 중국의 봉쇄 조치에 따른 영향이 우려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요가 감소해 무수불산·냉매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업스트림 형석은 중국 이외의 광산이 가동을 중단하며 고공행진하고 있으며 중국 봉쇄령 해제 후 무수불산 가격에 상승압력을 가하고 있다.
무수불산은 연초부터 중국 춘절까지 에어컨 냉매용 성수기에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2021년에는 냉매 성수기와 중국기업들의 설비트러블이 겹치면서 1월 초부터 2월 사이에만 톤당 100달러 폭등했으나 중국기업이 가동을 정상화한 봄에는 1600달러대로 다시 하락한 바 있다.
이후 소강상태를 나타냈으나 가을철에는 중국의 기상 악화와 전력 공급 제한,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공급이 감소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폭등세를 나타내며 연말 2000달러에 도달했다.
2022년 들어서는 중국의 도시 봉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요가 침체됐고 에어컨 냉매용 구매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불소화합물용 다운스트림 역시 수요 부진이 심각해 춘절 연휴 이후 1800달러대로 하락했다.
냉매는 R-32, R-22 가격이 장기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2021년에 LiB 바인더용 PVDF 원료용 수요 급증을 타고 급등했던 HCFC(Hydrochlorofluorocarbon)-142b 역시 최근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반면, 형석은 중국 수출가격이 FOB 기준 톤당 500달러대로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불산 및 냉매용 수요가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주요 생산국인 중국의 봉쇄령으로 수송 정체, 캐나다 및 멕시코 광산의 가동중단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 봉쇄령 해제로 수송 정체가 완화되면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캐나다, 멕시코 광산 조업 재개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남아프리카, 베트남산 형석이 중국산에 가까운 수준으로 오르고 있고 중국산도 함께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