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온교환수지(Ion Exchange Resin)는 디지털화를 타고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자소재 정제 용도 역시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EV) 보급 본격화에 따라 배터리용 금속 정제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고, 환경 분야에서는 유럽‧미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 제거 그레이드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다만, 이온교환수지 생산기업들은 국제유가 강세로 코스트 부담이 늘어 고전하고 있으며 공급가격 인상을 통해 채산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전자 호조에 PFAS 규제도 호재
이온교환수지는 용액 중 나트륨이온이나 염화물이온 등 이온상 물질을 입상 수지에 도입해 이온교환기와 교환하는 기능을 통해 수처리, 의약품, 반도체‧전자, 화학 프로세스, 폐수처리를 포함한 환경정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입경은 제각각 다르나 0.2-1.0mm 수준이며 고분자 모체는 스타이렌(Styrene)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가교제 DVB(Divinylbenzene)와 공중합해 생산하고 있다.
가역적 반응은 이온교환수지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며 기존 이온 상태로 돌아가는 재생이 가능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온교환수지는 교환기 종류에 따라 성질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관능기가 산성인 양이온 교환수지, 관능기가 염기성인 음이온 교환수지로 크게 분류하고 물리적 구조에 따라 겔형, 폴라스형 등으로도 구분하고 있다.
이온교환수지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교환용량은 용액 중 이온을 어느 만큼 교환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수지 중 포함된 고정이온 수에 따라 결정된다.
글로벌 이온교환수지 시장은 반도체 제조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초순수용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은 일부에서 생산 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온교환수지 생산기업들은 최근 회로 미세화를 타고 불순물 제거농도가 ppt 수준에서 ppq 수준으로 전환됨에 따라 니즈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석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주변 전자소재 역시 불순물 저감 니즈가 크고 금속이온을 제거하는 정제용 뿐만 아니라 제조 프로세스에 사용되는 각종 약품 정제용 수요 역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 보급을 타고 LiB(리튬이온전지)용 금속과 소재 정제용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폐수처리 등 환경정화 용도에서는 PFAS 대응이 주목된다.
PFAS는 사용 후 분해까지 장시간을 요구해 환경오염 발생 및 발암성 우려가 크며 세계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이온교환수지 메이저들은 PFAS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신규 그레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온교환수지 생산기업 대부분은 국제유가 강세에 따른 코스트 부담이 증가해 고전하고 있다.
원료용 수지 뿐만 아니라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물류비용까지 증가하면서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코스트 부담을 해소할 수 없어 공급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산, 저가공세로 국내 수입시장 장악
국내 이온교환수지 시장은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온교환수지를 식품·의약 정제에서 수처리, 초순수 생산에 투입하고 있으며 일본은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의 초순수 제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온교환수지 수입량은 2022년 1만2915톤으로 전년대비 11.3% 증가한 가운데 중국산이 8894톤으로 68.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수입가격은 2022년 톤당 평균 3293달러로 한국산은 물론 반도체 초순수용 고부가제품이 주력인 일본산과 독일산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산 수입량은 24.6% 증가했고 일본산은 2.7% 감소한 가운데 독일산은 에너지 코스트 급등에 다른 공급가격 폭등으로 24.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산 수입가격은 2022년 1분기 톤당 5956달러에서 2-4분기 9549달러로 60.3% 폭등했다.
다만, 2023년 1월에는 수입가격이 6319달러, 수출가격은 4186달러로 2022년보다 안정화되는 추세이다.
양이온교환수지는 2022년 수입량이 6997톤으로 20.6% 증가했으며 중국산이 4827톤으로 30.4% 증가한 영향이 컸고, 음이온교환수지도 5918톤으로 2.1% 증가한 가운데 중국산이 4068톤으로 18.3% 증가했다.
다만, 음이온교환수지는 일반 수처리, 식품 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전자소재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용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고해 일본산 수입이 539톤으로 16.7% 증가했다.
삼양사, 친환경 고부가가치화 공세 주력
국내에서는 삼양사와 삼양화인테크놀로지가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삼양사는 일본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기술을 도입하고 자체 개발에도 성공하며 초순수, 주문형, 특수용 이온교환수지를 울산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양이온교환수지 4000킬로리터, 음이온교환수지 3000킬로리터로 파악된다.
삼양화인테크놀로지는 삼양사와 미츠비시케미칼의 합작기업으로 군산공장에서 균일계수지 2만킬로리터를 생산하고 있다. SM(Styrene Monomer)과 DVB를 중합 및 액적발생기로 합성해 입자 균일성을 높이며 균일계수를 1.1 이하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화인테크놀로지, 다우(Dow), 랑세스(Lanxess)만이 균일계수가 1.1 이하인 이온교환수지를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균일계수가 낮으면 물의 흐름을 향상시키고 넓은 표면적을 확보하면서 이온교환 용량(TEC) 확장에 유리하다.
삼양사의 이온교환수지 공급가격은 내수가 리터당 3610원, 수출은 3600원으로 2020년 이후 변동이 없는 상태이다. 2022년 가동률은 92% 수준을 유지했으며 직수출 비중이 약 53%로 파악된다.
한국산 이온교환수지는 2022년 수출량이 1만1256톤으로 12.2% 증가했다. 중국 수출이 2928톤으로 4.6% 감소했으나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량을 확대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이온교환수지 범용제품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초순수 수지, 촉매용 수지 등 고부가가치제품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LCD(Liquid Crystal Display) 패널은 불황과 선진국의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용도에 따라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초순수 수지 등 반도체산업에 사용되는 고부가제품은 기술 및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범용제품은 원가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랑세스와 삼양그룹이 친환경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삼양사는 이온교환수지 재활용 시장에도 진출했다.
초순수용으로 이온교환수지를 사용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기업에게 이온교환수지를 공급한 다음 일정 횟수를 사용해 수명이 다한 이온교환수지를 회수해 이물질(이온)을 제거하고 재생시켜 다시 공급할 계획이다.
이온교환수지는 수명을 다하면 일괄적으로 매립 처리해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했으나 삼양사는 2022년 850톤의 이온교환수지를 재활용해 1000톤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사용 수지 분석 서비스, 이온교환수지량 계산 프로그램, 설비 진단 및 개조 제안, 신규 응용 프로세스 개발 등 기술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외 정유·석유화학기업 뿐만 아니라 발전, 전자, 식품 및 바이오 분야로 수요처를 확대하고 있다.
랑세스, PFAS 고효율 제거에 주력
랑세스는 2022년 11월 90% 이상 재생가능한 원료를 이용해 저탄소 약산성 양이온(WAC: Weak Acid Cation) 교환수지 신제품 레바티트 스콥블루(Lewatit Scopeblue)를 출시했으며 기존 이온교환수지 대비 탄소발자국이 최대 67%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티트 스콥블루 이온교환수지는 지속가능성 및 저탄소제품에 대한 국제 인증인 ISCC PLUS를 획득했다.
랑세스는 지속가능한 SM 베이스 약염기성 음이온(WBA: Weak Base Anion) 교환수지 레바티트 에코 신제품도 주로 식품산업과 폐수 및 화학공정 처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영구적 화학물질로 구분된 과불화화합물 PFAS를 고효율로 제거할 수 있는 신제품을 일본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3M은 2025년까지 PFAS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도 오키나와(Okinawa) 미군기지 부근에서 PFAS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토양오염이 발생한 바 있어 규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랑세스는 액체 고순도화 기술을 활용해 일본에서 Lewatit TP108DW 음이온 교환수지 샘플을 출하하고 있다.
재생가능 원료 사용제품 개발 본격화
랑세스는 매스밸런스 방식을 채용한 재생가능 원료 베이스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했다.
3종의 약산성 양이온(WAC) 교환수지와 2종의 약염기성(WBA) 음이온 교환수지로 자체 뿐만 아니라 수요기업의 서플라이체인 상 기후중립(Climate Neutrality)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랑세스 액체정제기술 사업부는 독일 레버쿠젠(Leverkusen), 비터펠트(Bitterfeld), 인디아 자가디아(Jhagadia) 공장 3곳을 통해 이온교환수지 브랜드 레바티트(Lewatit)와 산화철 흡착제 베이옥사이드(Bayoxide)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일반 순수용 뿐만 아니라 반도체용 초순수용과 의약용을 포함한 특수 어플리케이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랑세스는 2050년 서플라이체인 전체의 기후중립을 목표로 지속가능 원료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재생가능 원료를 50% 이상 투입해 탄소발자국을 기존제품의 50% 이상 줄인 생산제품을 스콥블루(ScopeBlue)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WAC 교환수지 신제품 역시 스콥블루 브랜드를 부여했다.
탄소발자국을 최대 67% 감축하고 재생가능 원료를 90% 이상 사용했으며 원료 AN(Acrylonitrile)은 건조중량 기준 절반 이상이 톨유 베이스이고 주로 음료수 연화용으로 제안하고 있다.
WBA 교환수지 신제품은 스타이렌 베이스로 합성 경로가 복잡해 WAC 교환수지만큼 기존 원료를 감축하지 못했으나 에코(Eco) 브랜드를 부여해 폐수처리, 화학 프로세스 등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채용된 PFAS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이온교환수지 그레이드를 아시아 시장에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