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25.04.07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현재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4월2일 미국이 수입하는 한국산 모든 생산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4월2일이 “미국 해방의 날”로 기록될지 의문이나 최저 10%에서 최고 49%에 이르는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상호관세는 미국과 교역하는 세계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10%를 부과하고,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인 국가에는 개별 관세를 추가 부과하는 방식이다. 관세율은 한국이 25%로 베트남 46%, 중국 34%, 타이완 32%에 비해서는 낮으나 일본 24%, EU 20%보다는 높은 편이다. 영국, 싱가폴, 브라질은 10%로 매우 낮다.
한국은 2024년 미국 수출액이 1278억달러로 2023년에 비해 10.4%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자동차를 비롯해 반도체, 전자제품, 스마트폰, 철강, 석유화학이 주력 수출제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에너지 관련제품, 희귀광물,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원료 수백개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한다고 하나 한국의 수출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의 2024년 수입액이 6440억달러(약 945조원)에 달하나 한국산은 수입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관세를 부과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품목별로 관세를 부과할 반도체, 목재, 구리, 의약품 등에는 상호관세를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약간은 유동적이다.
더 큰 문제는 베트남, 타이에도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점이다. 베트남이나 타이는 국내기업의 전자제품,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베트남과 타이산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국내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됨은 물론이고 소재로 사용되는 화학제품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트남은 국내 화학기업들도 상당수 진출해 있어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화학제품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2023년부터 중국 수출이 줄어듦에 따라 미국 수출로 선회해 미국 수출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베트남, 타이 수출까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이중 삼중의 난관에 봉착할 것이 확실시된다.
더군다나 국내 화학기업들은 중국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을 비롯해 동북아산 석유화학제품이 밀려듦에 따라 반덤핑으로 대응하고 있어 무역마찰을 피할 수 없는 상태이다. 대표적으로 석유수지는 중국‧타이완산에 4.45-18.52%의 잠정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화학공장은 연속 공정이 대부분이고 중국이 자급률을 급격하게 끌어올림으로써 상황에 따라서는 원가 이하의 수출이 불가피해 무역마찰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화학기업들이 고율의 관세 부담으로 미국 수출을 포기하고 아시아 수출을 확대하고 있음은 물론 가공제품 수출까지 타격을 받으면 화학제품 수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어 무역마찰 확대는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한순간 잘못된 판단을 내린 후유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잘못하면 수습 불가능한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우려되는 이유이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에탄 베이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중동은 물론이고 중국, 동남아 국가들이 국산화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국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 생산으로 전환해야 함에도 무리한 신증설을 단행함으로써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생산능력을 줄여 대응할 수밖에 없고 공동 대응이 어려우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공장부터 문을 닫는 방법이 최선이 아닌가 생각된다. 구조조정이 늦으면 늦을수록 위기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지원책을 강구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점 강조한다.
<화학저널 2025년 04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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