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중소형 분산에 삼성 기술력 향상 … 중국은 차별화 강화
화학저널 2016.07.25
중국이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자급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LG화학과 삼성SDI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ESS(Energy Storage System) 등 배터리 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에 적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연비, 배기가스 등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2차전지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국내 화학기업 가운데 R&D(연구개발) 투자액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은 국가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시장규모가 2014년 2059MWh에서 2016년 1만8500M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의 자급화 정책으로 고전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1월 LG화학과 삼성SDI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기버스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대한 보조급 지급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중국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방식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NCM배터리는 안전성 등을 이유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국은 전기버스 대당 1억80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코스트 측면에서 크게 불리해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전기버스용 공급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이렇다 할 사고 사례가 없는데도 안정성을 문제로 NCM배터리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중국기업들만 지원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은 전기버스 수요가 4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LG화학과 삼성SDI는 중소형 자동차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4월에도 당국이 지정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배터리 생산기업에 한해 보조금을 제한적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해 차별정책을 노골화했다.
EV 배터리의 개발, 생산, 품질, 설비 항목을 평가할 방침이나 2016년 5월까지 기준을 만족한 생산기업은 25개이며 모두 중국기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도 보조금 지원을 받기 위해 등록을 신청했으나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재심을 진행하는 등 중국 정부의 변경된 지원책이 국내기업들에게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자급화 확대 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LG화학 및 삼성SDI는 EV 배터리의 투자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으나 양사의 대응방안은 엇갈리고 있다.
LG화학은 휴대폰·노트북 등 기존에 점유율이 높았던 중소형 배터리 사업을 한층 강화해 EV용 중대형 배터리의 투자리스크를 경감시킬 방침이다.
부가가치가 높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EV 배터리로 투자를 전환하는 추세이나 중국사업의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중소형 배터리로 투자역량을 분산시킬 계획이다.
LG화학은 Nanjing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설비 2기를 상업가동할 방침이며 증설 계획도 2016년 10월로 확정했다.
중소형 배터리는 LG화학 배터리사업부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시장 점유율은 17%에 불과하나 중국기업과의 격차를 확대할 방침이다.
반면, 삼성SDI는 기술력 향상에 주력해 중국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중국의 LFP배터리가 정체돼 EV용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차원의 기술로 평가되는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해 중국기업과의 차별화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중국 중소형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5.2%로 기술력 향상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만,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게 매각한 후 캐시카우를 잃어 적자가 확대되는 등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대 소비국인 중국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이 갈릴 것”이라며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지금보다 더 벌려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섭 기자>
<화학저널 2016년 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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