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C솔루션에서 발생한 유해물질 누출사고에서 주변 공장들이 근로자에게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허술한 대응이 문제시되고 있다.
7월26일 오전 8시경 Mitsui Chemicals의 자회사이자 광학용 렌즈 소재 생산기업인 KOC솔루션의 세종 부강산업단지 소재 공장에서 티오비스 비스티레인(Thiobis Bisthiirane)이 2차례에 걸쳐 가스 형태로 누출돼 총 20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후 반경 500m 인근 주민들에게까지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누출사고 소식을 전해듣지 못하거나 늦게 접한 일부 주변 공장 근로자들은 3시간이 넘도록 사업장에서 작업을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티오비스 비스티레인은 렌즈 세척에 사용되는 황화유기물로 유해화학물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사고 당시 원인 모를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유독가스인 황화수소를 발생시켜 인근 공업단지 근로자 100여명과 반경 500m 이내의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누출사고로 KOC 및 인근 공장 소속 20명의 근로자가 구토와 두통 등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일부 근로자들은 9시30분이 돼서야 관련내용을 처음 접하고 119를 통해 사고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공장 근로자들은 노조 등을 통해 누출물질의 성분을 문의하고 작업중지 및 안전조치를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으며 사고 발생 2시간이 넘은 오전 11시경 작업장을 방문한 노동부 근로감독관에게 대피 등 대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할 것을 요구했으나 재차 거부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노조가 직접 나서 안전하지 않은 근로조건이 인지될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발동해 오전 11시40분경 근로자들을 대피시켰다.
당시 작업장에 있던 한 근로자는 “사측의 대책을 기다렸지만 도리어 작업을 중지할 이유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누구도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근로자들은 사고 당시 노동부의 대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작업중지를 거부한다면 노동부가 나서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며 “노동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근로자들을 위험상황에 몰아넣었다”고 강조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단에 대피령을 내렸으나 일부 사업장에서만 대피가 이루어졌다”며 “대피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도 대피를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