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메탄올(Methanol) 국내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메탄올 가격은 중국이 MTO(Methanol to Olefin) 플랜트 신규가동을 확대함에 따라 현물수요가 증가하며 톤당 400달러를 넘어섰으나 2017년 3-4월 MTO 플랜트 가동중단이 잇따르며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폭락세로 돌아섰다.
메탄올은 용도가 다양하며 물류시설을 갖추고 공급-수요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 직접 계약을 맺는 것보다 유통기업을 통한 거래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삼성물산, LG상사, SK네트웍스, 한화무역등이 공급하고 있다.
국내가격은 유통기업이 국제가격에 관세, 환율, 보관비 등을 반영해 결정하며 6월2일 기준 kg당 321원이 적정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저 280원 수준에도 거래되고 있어 삼성물산이 국내 메탄올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시가격은 300원 이상이지만 대리점을 통해 공급하는 과정에서 더 낮은 가격에도 거래가 이루어져 2주 사이에 20원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국내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다른 유통기업은 국내 재고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삼성BP화학, 삼성정밀화학이라는 확실한 수요처가 존재했으나 2016년 2월 롯데그룹이 삼성BP화학,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해 롯데BP화학, 롯데정밀화학으로 이름을 바꾸어 최대 수요처를 잃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국내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메탄올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MTO 플랜트 한 곳에서 최대 230만톤까지 메탄올을 구매한다”며 “국내 메탄올 수요는 165-180만톤으로 MTO 플랜트 1곳의 수요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가격은 재고량이 많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빠르게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 역시 “유통기업 1사가 국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더 낮은 가격을 공시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지금까지 시장 흐름에 따라 번갈아가며 주도권을 잡아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확대는 코스트 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복합적인 이유에서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메탄올 가격은 비수기인 여름이 다가오며 수요가 감소해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MTO 플랜트 가동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탄올은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가격이 급등했던 것을 제외하면 가격 변동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MTO 플랜트가 메탄올을 연간계약 대신 현물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고 국제유가 하락이나 석탄가격 상승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면 즉시 가동률을 낮추거나 가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메탄올 수요량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에서 MTO 플랜트 가동이 예정돼 있어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가동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어 확답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탄올은 여름휴가를 이유로 공장 가동이 줄어들어 기존 수요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신규 MTO 플랜트가 가동돼도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