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현물가격이 갑자기 폭등했다.
8월4일 FOB Korea는 톤당 1020달러로 70달러, CFR SE Asia는 1020달러로 무려 115달러, CFR NE Asia도 1090달러로 100달러 폭등했다.
유럽의 에틸렌 수급타이트가 심화되자 중동산이 유럽으로 발길을 돌려 아시아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고 하나 단기적 현상으로 폭등을 유발할만한 요인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특히, Mitsui Chemicals은 일본 Chiba 소재 에틸렌 60만톤 크래커의 정기보수를 마치고 8월 초 재가동에 들어갔고, 롯데티탄도 8월10일 No.1 에틸렌 26만7000톤 크래커를 재가동하며, 인디아의 IOC도 7월 중순 정기보수에 들어갔던 에틸렌 85만7000톤 크래커를 8월 중순 재가동할 계획으로 있는 등 공급과잉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타이완의 Formosa Petrochemical이 8월15일부터 40일간 No.3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를 정기보수할 계획이라고 하나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것이 에틸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45달러 안팎에서 52달러대로 폭등했고 나프타 역시 국제유가를 타고 400달러 안팎에서 450달러대로 급등함으로써 에틸렌 강세를 이끌 요인으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도 사우디의 감산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OPEC 전체의 감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에틸렌 현물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나프타는 450달러 수준으로 올라섰으나 에틸렌과 나프타의 스프레드가 폭등 이전에도 450달러에 달해 중합코스트 250달러를 고려하더라도 마진이 200달러에 달했으며, 폭등 이후에는 마진이 300달러를 넘고 있다.
국제유가나 나프타가 에틸렌 폭등을 이끌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본, 동남아, 인디아의 스팀 크래커가 정기보수를 끝내고 재가동하는 마당이어서 공급과잉 심화가 불가피한데도 불구하고 폭등했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시아 석유화학 무역을 좌우하고 있는 일본계 무역상들과 한국을 비롯한 석유화학 메이저들이 가격담합에 나서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현상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좀비들이 다시 출현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아시아 석유화학 좀비들은 2017년 들어 SM 현물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했으나 실패했고 최근에는 1200달러 이상으로 유도하기 위해 수급타이트를 조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폴리에스터의 원료로 사용되는 MEG는 수급과 상관없이 800달러대 중반으로 200달러 이상 폭등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얼마나 오래 갈지 의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PE 현물가격을 상승시키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수요가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농업용 필름 생산시즌이 다가왔느니,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냈느니 하면서 미국산 유입을 희석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PE가 상승해야 에틸렌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틸렌 강세를 유도하기 위한 좀비들의 협잡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수요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급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미국산 PE 유입이 본격화돼 좀처럼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에틸렌을 통해 석유화학 전체의 수익을 담보하는 시기는 이미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