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화학기업들은 영업실적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단행한 과감한 구조재편이 수익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플랜트들이 큰 트러블 없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신장한 가운데 중국 환경규제 강화 및 설비 트러블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가격 및 마진이 크게 상승함으로써 수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종합화학기업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의 적정수준을 판단하는 지표 주가수익률 PER(Price Earnings Ratio)은 2018년 2월 기준 10배 이하로 약 15배인 일본 상장기업 평균에 크게 떨어지고 있다.
복합기업 할인(Conglomerate Dis-count) 현상 심화, 이익 지속능력에 대한 우려,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낮은 기대감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복합기업은 개별사업 분야의 독립성이 높아 사업간 연관성이 줄어든 상태, 할인은 시가총액이 개별사업의 이론가치 합계를 하회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세계적으로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페인트 및 산업가스, 기술력을 토대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등은 종합화학과 대조적으로 PER이 평균치를 상회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화학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차별제품 및 브랜드를 개발함으로써 기업가치 및 사회적인 영향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은 손익계산서로 대표되는 재무정보를 베이스로 투자를 판단해왔으나 최근에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인 틀로 평가하는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5년 9월 국민연금과 후생연금 적립금을 일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기관투자가 GPIF(Government Pension Investment Fund)가 유엔(UN)의 책임투자원칙에 서명하면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책임투자원칙은 투자를 결정할 때 대상기업의 재무적 측면 뿐만 아니라 비재무적인 ESG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관투자가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영업실적에 편중된 자산 운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ESG 투자에서 환경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 및 화학물질 관리, 사회는 인권문제에 대한 대응 및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지배구조는 컴플라이언스 대응 및 사외이사의 독립성, 정보공개 등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 사회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엔 총회가 2015년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 대한 대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DGs는 17개 목표 및 169개 달성기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1세기 세계적으로 만연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17개 목표는 빈곤, 기아, 건강과 복지, 교육, 성평등, 수자원, 에너지, 경제와 고용, 산업과 기술혁신, 평등, 도시, 생산과 소비, 기후, 수중생물, 육지생물, 사법과 행정, 파트너십에 대한 과제 해결 등이다.
화학은 다양한 과제 해결에 필수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약 및 농업자재는 효율적인 식량 생산에, 제조 프로세스 및 원단위 개선은 환경부하 저감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Sumitomo Chemical은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살충제를 투입한 모기장 올리셋넷(Olysetnet)을 아프리카에서 생산하며 고용을 창출함과 동시에 여성의 취업환경 정비, 교육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Asahi Kasei Chemicals은 비포스겐공법 PC(Polycarbonate) 제조 프로세스의 라이선스 공급에 주력하고 있고, 내용연수가 60년에 달하는 주택이라는 콘셉트로 공급하고 있는 롱라이프(Long Life) 주택은 지속가능한 도시 조성으로 이어지는 발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MCH)은 사람과 사회,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여도를 가시화하는 MOS(Management of Sustainability)를 재무지표에 필적하는 주요 경영지표로 설정하고 있고, Mitsui Chemicals은 QOL(Quality of Life) 향상 기여도를 나타내는 Rose Value, 환경 기여도를 나타내는 Blue Value 등 독자적인 경영지표를 도입했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검토가 중요한 경영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종합화학기업들은 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자동차소재, 전자소재, 헬스케어 관련제품 등 다양한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소재와 가공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연구개발(R&D) 및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별제품 및 브랜드를 육성·확립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