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장기 호황을 뒤로하고 안정국면으로 안착할 것인가?
2019년 들어 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국내 화학산업 전체가 가장 궁금해하고 가장 의문스러워하는 핵심 쟁점이다.
불행하게도 석유화학을 대표하는 에틸렌 현물가격은 톤당 1200-1300달러를 오르내렸으나 2018년 10월부터 하락행진을 계속해 800-900달러에서 등락하고 있다. 프로필렌이 900달러대에서 움직여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부타디엔은 3000-4000달러를 밥 먹듯 하던 고공행진을 뒤로 하고 천연고무의 폭등현상이 나타나기 이전까지 1100달러대에서 움직이는데 그쳤다.
PP가 1200달러 안팎에서 등락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PS, ABS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한 나머지 적자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고, PE는 HDPE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가을 이후 나락으로 떨어져 1000달러도 버티지 못하는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 경제는 10%대 고도성장을 장기화하면서 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국내 석유화학산업을 살려내는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석유화학을 구석으로 내몰아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8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6%로 잠정 집계했다고 한다. 28년만에 최저수준으로 2018년 초 중국 정부가 제시한 6.5% 목표는 달성했지만 1989년 톈안먼 사태로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은 1990년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11년 9.5%, 2012년 7.9%, 2013년 7.8%, 2014년 7.3%,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8%로 하향추세가 뚜렷하다.
문제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2010년 10.6%를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2015년 7%가 무너지고 2019년에는 6%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 자체가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직면해 성장둔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2019년 성장률이 5%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2%대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성을 믿고 사업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반증으로, 석유화학기업들도 더이상 중국 수출에 의존해 성장하는 무모한 도전을 접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의 에틸렌 공급부족이 1500만톤에서 2000만톤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신증설을 적극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해괴한 논리는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셰일 공세의 파장은 강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정도이다.
일본과 같이 R&D를 효율화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그리고 무역장벽을 아랑곳하지 않는 고부가 차별화 소재 생산으로 전환하던가, 아니면 무모한 신증설을 멈추고 극단적인 효율화를 추구하던가 선택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