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의 중국시장 재진출이 무산됐다.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최근 공표한 보조금 지급대상 친환경 자동차 리스트에서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EV) 4종과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EV 1종을 모두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대상이 아닌 친환경 자동차는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해 양산도 하지 않으며 배터리 수출도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2015년 기준 중국 배터리 시장에서 EV 100만대 수준의 물량을 수주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워왔으나 2015년 말부터 중국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겸 자국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EV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입을 차단함에 따라 수주량이 단번에 제로(0)가 됐다.
이후 장기간 보조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EV 5종이 2019년 4월 보조금 지급 직전 단계인 형식승인을 통과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된 가운데 국내기업들도 중국시장에서 다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최근에는 정부의 보호정책을 통해 내수시장을 장악한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기술력까지 개선시키고 있어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지위가 위협을 받고 있다.
CATL은 4월 말 열린 투자자 간담회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비중이 8대1대1로 니켈 함량이 많아 에너지밀도가 높은 NCM811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NCM811 생산을 시도하고 있으나 자동차 적용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내수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유럽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며 국내기업들을 맹추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ATL은 독일에 2025년까지 100GWh급 EV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동유럽에 공장을 건설하는 국내기업과는 스케일이 다른 투자”라며 “내수시장에서 정부로부터 보호, 육성된 중국기업들이 기술력마저 따라잡으며 글로벌 시장의 경쟁자로 빠르게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