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2일 연속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는 저온보관물질을 고온탱크에 넣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5월20일 충남 서산시청에서 열린 대산단지 환경안전대책 관계자 회의에 참석한 윤영인 한화토탈 공장장이 5월17-18일 SM(Styrene Monomer) 플랜트에서 잇따라 발생한 유증기 유출사고에 대해 “사고가 발생한 잔사유 보관탱크의 내부온도를 50-60℃로 관리해왔지만 5월17일 정오경 탱크 온도가 65℃를 넘어 삽시간에 10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60℃ 정도로 유지하던 탱크의 온도가 갑자기 오르자 온도를 낮추기 위해 탱크 안에 소화약제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유증기가 유출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화토탈이 작성한 SM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따르면, 실온 이상에서의 보관이나 사용을 피하고 65℃ 이상의 온도와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실온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물질이나 평소 50-60℃로 유지하는 잔사유 보관탱크에 함께 넣어놓았다는 점에서 공장 측의 과실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환경부는 해당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SM은 일반화학물질이라 해당 플랜트는 평소 환경부의 관리대상이 아니다”라면서 “한화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만을 토대로 운영사항 등을 파악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SM 고온 보관이 문제였다는 지적에 대해 “SM 보관탱크는 따로 있고 실온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왜 SM이 잔사유 탱크로 들어갔는지가 사고조사의 핵심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 내용은 당국의 조사가 끝난 뒤에 발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화토탈 유증기 유출사고로 어지럼증, 구토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서산지역 주민은 5월20일 기준으로 6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