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ESS(Energy Storage System) 배터리에서 2차전지 화재 위험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김상욱 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ESS 핵심 부품인 멤브레인을 사용하지 않고도 에너지효율 80% 이상을 유지하며 1000번 이상 구동되는 새로운 개념의 물 베이스 아연브롬전지를 개발했다고 1월8일 밝혔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불안정한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를 미리 저장한 후 필요한 시간대에 쓰는 ESS 접목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ESS용 2차전지로 주로 사용하는 LiB(리튬이온전지)는 전해액과 리튬계 소재의 발화 위험성이 있어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1건의 ESS 화재사고가 발생해 전체 ESS 설비 1490개 가운데 35%가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물을 전해질로 사용해 화재 걱정을 줄인 2차전지 기술이 ESS용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아연과 브롬을 활용하는 아연브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높은 구동전압과 에너지밀도를 보유하고 있어 197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됐으며 브롬이 아연과 반응해 전지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를 막기 위해 브롬을 빼는 펌프와 브롬 이동을 차단하는 멤브레인 등도 개발됐다.
하지만, 펌프는 외부배관이 부식되는 문제가 있었고 멤브레인은 미국과 일본이 기술을 선점해 고가일 뿐만 아니라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전해질 내 이온과 외부 전기회로 사이 전자를 주고받는 한정된 역할만 하던 전극에 브롬을 포획하는 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전지를 개발했다.
질소가 들어간 미세기공 구조를 전극 표면에 도입해 극성을 띄지 않는 브롬을 극성 폴리브롬화물로 바꾸고 부착시키는 기술로, 브롬을 빼낼 필요 없이 전극 내부에 저장하면서 전지의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막은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LiB보다 45배 저가이고 에너지 효율도 83%를 나타냈다”면서 “1000회 이상 운전도 가능하다”면서 “해당 연구를 통해 기존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ESS 개발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생과 변예린 신소재공학과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해당 연구는 12월27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