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 3사는 악재가 잇따르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2015년 말부터 중국 정부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일환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중국공장을 건설하고도 장기간 정상 가동 및 공급하지 못하는 등 타격이 상당했다.
이후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 보조금 제도를 2020년 말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혜택을 줄이기 시작함으로써 정부 지원을 타고 급성장한 중국기업과 경쟁이 가능해졌으나 중국이 보조금 폐지 시점을 2022년 말로 연장해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EV 보조금 제도 폐지를 통해 현지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중국공장 신증설에 주력해왔으나 중국 정부가 결정을 번복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현지 완성차 1위 지리자동차(Geely Auto)와 배터리 10GWh 상업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난징(Nanjing)에 2조1000억원을 투입해 2019년 4분기 상업가동에 돌입했고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자해 32GWh급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2019년 12월 창저우(Changzhou)에 7.5GWh 공장을 완공했고, 중국 EVE에너지와도 합작기업을 설립해 20-25GWh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중국기업들의 가동이 주춤해진 사이 2020년 2월 글로벌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합계 40%를 넘어서는 등 호조를 누렸으나 3월 이후에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돼 타격이 불가피하며 중국이 보조금 제도 유지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럽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 완화도 새로운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최근 유럽자동차부품공업협회(CLEPA), 유럽딜러협회(CECRA) 등과 함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EU는 2020년부터 평균 판매대수 기준 대당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km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지만 유럽 자동차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준 준수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환경규제가 강화돼 EV 보급에 속도가 붙을수록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은 EU를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며 2020-2022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왔다.
다만,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 3사는 현재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주 계약과 생산에 직접적 차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완성차 생산·판매가 감소하고 있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연쇄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