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휴대용 부탄(Butane) 가스로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세라믹 연료전지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고온의 작동조건 탓에 대형발전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세라믹 연료전지의 응용범위가 전기자동차(EV), 로봇, 드론 등 소형 이동수단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소재연구단 손지원 박사팀이 섭씨 600도 이하의 중저온 영역에서 작동하는 고성능 박막 기반 세라믹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4월2일 밝혔다.
고온형 연료전지의 대표격인 세라믹 연료전지는 통상 800도 이상의 고온작동이 특징이기 때문에 저온형 연료전지인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 등이 낮은 열역학적 활성도를 보완하기 위해 고가의 백금 촉매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니켈과 같은 저가의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
또 고순도 수소 외에 LPG(액화석유가스), LNG(액화천연가스) 등 다양한 연료를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파악되나 역설적으로 고온작동에는 고가의 소재와 제조기술이 필요하고 고온작동 특성상 시동-정지-재가동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도 대형발전용 외의 응용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작동온도를 낮추면서도 성능의 손실이 없는 박막기반 세라믹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어졌으나 작동온도를 낮추면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 연료전지의 장점이 사라지는 문제가 지적됐다.
세라믹 연료전지의 니켈 촉매는 메탄(Methane), 프로판(Propane), 부탄 등 일반적인 탄화수소계 연료를 낮은 온도에서 사용할 때 연료를 변환한 후 생성되는 탄소가 표면에 쌓이면서 촉매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전해질과 접하고 있는 연료극의 근접 부위에 연료를 보다 손쉽게 변환할 수 있는 고성능의 2차 촉매를 박막공정으로 삽입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연료극 소재인 니켈-전해질 복합체 박막층과 2차 촉매 금속 박막층을 교차로 증착해 나노구조 특성은 유지하면서 2차 촉매가 균일하게 분포될 수 있도록 박막층의 두께와 층수를 최적화한 것이다.
또 저온에서 뛰어난 촉매활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팔라듐, 루테늄, 구리 등의 2차 촉매를 나노구조 연료극에 삽입하는데 성공했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탄 연료를 사용해 중저온 작동온도 영역인 500-600도에서 새로 개발한 박막 기반 세라믹 연료전지의 고성능 구동을 확인했다.
손지원 박사는 “저온에서 작동하는 세라믹 연료전지의 다양한 연료 사용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심도깊게 파헤친 연구”라며 “세라믹 연료전지를 더 낮은 온도에서도 휴대용 연료로 작동이 가능하도록 해 다양한 수송 및 이동용 연료전지로 응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성과는 환경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 환경 2020년 4월호에 게재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