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 인슐린 주사기 리사이클 확대 … AZ, PE 부스러기 수거·재이용
유럽 제약기업들이 순환경제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덴마크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는 당뇨병 환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인슐린 주사기를 회수해 플래스틱을 선별하고 가구 등으로 리사이클하는 실증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노보는 세계 최대의 인슐린 주사기 메이저로 2030년까지 환경부하를 제로(0)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2020년부터 글로벌 사업장에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인슐린 주사기 등 의약품에 사용하는 자원을 대상으로 한 순환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슐린 주사기 회수 실증실험은 2020년 덴마크 3개 도시의 약국 69곳과 연계해 당뇨병 환자 약 3만5000명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환자가 다 사용한 인슐린 주사기를 약국에 가져오면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고 폐주사기를 회수하며 유리와 플래스틱을 분별한 다음 플래스
틱은 다시 PP(Polypropylene)와 POM(Polyacetal) 등으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폐플래스틱은 의자 등 가구 원료로 사용하며, 인슐린 주사기 120개로 의자 1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폐유리도 조명기구 등을 제조하는데 공급해 소각‧매각 처리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자원순환에 속도를 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1년에는 실증실험 추진 지역을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로 확대했으며 일본에서도 연수용으로 의료기관에 제공하거나 영업 및 판촉용으로 사용하던 인슐린 주사기를 대상으로 실증실험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보는 실증실험을 통해 인슐린 주사기 회수작업의 안전성과 채산성 등을 도출한 다음 2022년 정식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인슐린 주사기에서 확립한 순환모델을 성장호르몬 제제와 혈우병 치료제 등 다른 의약품에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호흡기 질환 치료제를 무균환경에서 주입할 때 사용하는 용기를 제조할 때 발생하는 여분의 PE(Polyethylene)를 모아 재생 플래스틱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여분 PE를 세단해 펠릿으로 제조하면 연계 대상인 재생 플래스틱 생산기업이 판매하는 방식이며, 기존에 폐기하던 찌꺼기를 부산물로 활용함으로써 수지 신규 생산량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의료용 그레이드를 재이용한 재생 플래스틱이어서 품질이 높으며 판매량이 매년 1000톤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는 스웨덴 공장에서 리사이클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에서도 라사이클에 나설 계획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럽, 미국, 중국에서는 천식 치료용 흡입기의 부정 개봉을 차단하기 위해 실시해왔던 포장작업을 중단했다.
규제당국이 라벨을 부착해 부정 개봉을 방지하면 된다고 지침을 바꾸었기 때문으로, 약 20톤 상당의 수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일본법인도 의약품 포장 공장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등을 순환하는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으며 2021년 말 이전에 관련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전체 밸류체인에서 이산화탄소(CO2)를 포함한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없애는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의약품 분야의 순환경제 실현은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유럽에서 선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제약기업의 사업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철강, 화학 등 대량배출 업종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의약품 포장이나 주사기 등 기기는 수지로 제조하고 있어 화석 베이스 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의약품 관련기기와 포장자재용 플래스틱을 의료용으로 다시 이용하는 완전한 순환경제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검증이 필요한 단계이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제약산업과 화학산업의 연계가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