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P(Super-Absorbent Polymer)는 흡수성과 보수성을 바탕으로 종이기저귀 흡수소재로 사용되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유아용 종이기저귀는 아세안(ASEAN), 인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성인용은 한국, 일본, 중국 등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아시아를 중심으로 장기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SAP 시장은 총 생산능력이 400만-500만톤으로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판매경젱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메이저 6사가 신증설을 진행하지 않으면 2025년 무렵에는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Satellite Science & Technology, Banglida Technology 등 중국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되고 있어 일본기업의 시장 장악력 하락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물 100-1000배 흡수능력 바탕으로 용도 확대
SAP는 아크릴산(Acrylic Acid)을 주원료로 사용하며 중합개시제, 가교제, 가성소다(Caustic Soda) 등을 추가해 가교‧중합하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Sodium Polyacrylate)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조공법은 용액중합과 역상현탁중합으로 분류되며 SAP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생산성이 뛰어난 용액중합 프로세스를 채용하고 있다.
역상현탁중합 프로세스는 완전한 구 형태의 SAP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미토모세이카(SSC: Sumitomo Seika Chemicals)가 채용하고 있다.
SAP는 무게의 100-1000배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흡수 전 SAP는 긴 고분자 사슬이 뒤얽혀 있으나 물이 닿으면 고분자가 그물과 같이 펼쳐져 그물코에 물을 가두며 흡수한 수분은 방출하지 않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이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용품용 흡수소재를 비롯해 토양보수제, 보냉용 젤, 핫팩, 젤 방향제, 일용잡화, 재해용 간이화장실, 애완동물용 배변패드, 폐혈액 고화제, 전기‧통신케이블용 지수제, 토목‧건축용 지수시트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종이기저귀용이 전체 수요의 약 9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종이기저귀는 면상펄프, SAP 등으로 이루어진 흡수소재가 필수적이며 면상펄프는 소변을 확산하는 기능, SAP는 흡수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종이기저귀 생산기업들은 소비자 니즈에 따라 흡수속도, 흡수량, 감촉 등을 다양하게 설계해 공급하고 있으며, 수요처 니즈에 맞춘 SAP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300만톤에 중국 소비가 좌우
글로벌 SAP 수요는 2020년 약 300만톤으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북아시아는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수요가 증가했으나, 유럽과 동남아시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은 2020년 봄 봉쇄령(Lock Down)에 따라 종이기저귀 사재기가 발생해 SAP 수요가 급증했으나 이후 감소로 전환돼 가을까지 수요침체가 계속됐고, 동남아시아도 봉쇄령이 내려짐에 따라 SAP 및 종이기저귀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수요가 감소했다.
인디아 수요 증가가 기대됐으나 2021년 4-5월 코로나19 확진자가 40만명을 웃도는 등 경기침체가 불가피해 당분간 침체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영유아용 종이기저귀 소비가 가장 많아 코로나19에 따른 수급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최종소비자의 니즈가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계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고급제품에서 중급제품으로 소비가 전환되고 있다.
SAP 수요는 2021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종이기저귀를 중심으로 연평균 5%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고령화와 함께 출생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으나 내륙지역 등 지방도시의 종이기저귀 사용률이 베이징(Beijing), 상하이(Shanghai) 등 대도시 수준으로 높아짐으로써 영유아용 종이기저귀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성인용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요양병원이 증가하는 등 잠재수요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3사 157만톤 생산체제에 중국 집중공략
SAP 생산기업들은 종이기저귀를 중심으로 SAP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의 SAP 메이저인 일본촉매(NSC: Nippon Shokubai)는 일본 히메지(Himeji) 54만톤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9만톤, 중국 3만톤, 미국 6만톤, 벨기에 16만톤을 포함해 총 71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SAP의 원료인 아크릴산까지 생산함으로써 아크릴산부터 SAP까지 수직계열화하고 있는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아크릴산은 히메지 54만톤, 인도네시아 14만톤, 싱가폴 4만톤, 미국 6만톤, 벨기에 1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2021-2022년 완공을 목표로 10만톤을 신규 건설하고 있다.
바스프(BASF)는 총 60만톤의 SAP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에보닉(Evonik Industries) 50만톤, LG화학 50만톤, 스미토모세이카 44만5000톤,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의 자회사 SDP글로벌(SDP Global) 42만톤으로 뒤를 잇고 있다. 
스미토모세이카는 히메지 21만톤, 여수 11만8000톤, 싱가폴 7만톤, 프랑스 4만7000톤을 포함해 총 44만5000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모든 공장이 역상현탁중합 프로세스를 채용하고 있다.
역상현탁중합 SAP는 면상펄프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종이기저귀 소형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소변을 빠르게 흡수해야 하는 박형 SAP 시트에 가장 적합한 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SDP글로벌은 SAP 생산능력이 총 42만톤으로 나고야(Nagoya) 11만톤, 중국 23만톤, 말레이지아 8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SDP글로벌은 가격경쟁에 나서지 않고 정밀한 기술지원과 고품질‧고기능제품을 공급함으로써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지역도 있으나 중국에서는 안정적인 품질과 기술 서비스가 높은 평가를 받아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스미토모세이카도 중국을 핵심시장으로 설정하고 주요 수요기업이 집중된 화남지역에 새롭게 기술서비스센터를 설치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촉매와 산요케미칼은 경영통합을 추진했으나 최근 중단했고, 에보닉은 비핵심 사업인 SAP를 분사할 계획이어서 중국과 함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 관련 R&D 적극화에 리사이클까지…
일본 3사는 SAP 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고기능화 및 코스트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환경과 관련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촉매는 2020년 가을 성인용 종이기저귀 등을 공급하는 리브도(Livedo), 수용화 처리에 따라 종이기저귀를 리사이클하는 토탈케어시스템(Totalcare System)과 공동으로 리사이클 기술을 개발했다.
소변을 흡수해 팽윤된 SAP와 뒤얽힌 면상펄프의 분리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소변을 흡수한 SAP의 점도를 떨어뜨리는 기술로 면상펄프 회수율 제고에 성공했으며 성능을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 SAP를 회수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일본촉매가 생산하는 SAP 외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본 3사는 앞으로 개발 기술을 활용해 종이기저귀 리사이클을 실증할 방침이다.
SDP글로벌은 흡수성과 보수성을 유지하면서 탈수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SAP를 개발했다.
일반가정, 간호시설 등에서는 폐기된 종이기저귀의 악취가 심각하고 보관장소에서 부피가 커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쓰레기소각장에서는 수분을 다량 함유한 종이기저귀가 잘 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분이 증발하면서 온도가 높아져 소각로가 파손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DP글로벌은 탈수속도가 빠른 SAP를 제안하고 있으며,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개발한 SAP를 채용한 종이기저귀의 분리회수, 폐기, 리사이클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촉매, SDP글로벌은 SAP 자체적으로도 환경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촉매는 아크릴산 원료에 바이오 프로필렌(Propylene)을, SDP글로벌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 SAP과 생분해성 SAP을 개발하고 있다. 스미토모세이카도 환경 관련대책으로 순환경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LG화학, EU 반덤핑관세 부과 우려…
LG화학은 국내 유일의 SAP 생산기업으로 생산능력이 50만톤에 달하고 있다.
특히, 여수에서 SAP 50만톤과 함께 아크릴산 생산능력 64만9000톤 플랜트를 가동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코스트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EU)이 한국산 SAP 반덤핑 조사에 착수함으로써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1년 1월4일 유럽 SAP연합(ESPC)이 한국산 SAP에 대해 시장 가격보다 낮게 판매되며 유럽 생산기업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2022년 2월까지 LG화학 등 생산기업과 한국산 SAP 수입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며 덤핑 판정을 내리면 5년 동안 반덤핑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50만톤을 생산하고 있고 스미토모세이카 한국법인이 11만8000톤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송원산업 역시 5000톤을 가동하고 있으나 SSP는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고 송원산업은 생산량이 소량에 그쳐 EU의 반덤핑 조사에 따른 타격은 LG화학이 가장 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수요처인 동남아는 일본촉매가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고, 앞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중국도 스미토모세이카가 집중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로 승부할 수 있는 유럽에서도 밀려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입지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LG화학은 유럽 등 선진국은 착용 후에도 옷맵시가 좋아보이는 기저귀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기저귀를 최대한 얇게 만들 수 있는 SAP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