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21.09.27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셰일가스가 부상하면서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을 압박하더니 최근에는 한파와 허리케인이 석유화학 수요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초까지는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고 경제 활성화를 밀어붙인 영향으로 석유화학 현물가격이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고, 2021년 봄에는 미국 남부지방에 밀어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벤젠, MEG, PE, PVC가 초강세 현상을 나타내더니 9월부터 10월에는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걸프 연안을 강타하면서 벤젠, MEG, PVC 현물가격이 폭등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PE는 에틸렌 강세를 타고 상승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9월부터 미국산 유입이 본격화되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MEG는 중국의 석탄 가격 급등에 따른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유입이 줄어들면 800-900달러로 급등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며, PVC는 고공행진 장기화로 피로감이 확대되면서 1200달러가 무너지는가 싶더니 다시 급등과 폭등 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 재벌의 부도 위기를 시발로 위기국면으로 전환될 것인지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석유화학 현물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된 마당에 미국의 한파와 허리케인이 공급부족을 유발함으로써 급등 또는 폭등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미국의 석유정제 공장 및 석유화학 플랜트가 집적된 텍사스는 피해 갔으나 루이지애나는 아이다가 상륙하면서 100만세대 정도가 정전됐고 화학공장들도 잇따라 가동을 중단한 가운데 일부 플랜트가 불가항력을 선언함으로써 파장이 2-3개월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PVC는 세계 최대 메이저인 신텍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지는 않았으나 산업용 가스 조달이 차질을 빚으면서 루이지애나 2개 플랜트 가동을 중단했고 가성소다는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더군다나 신규 건설한 PVC 29만톤, 가성소다 27만톤은 9월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연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웨스트레이크, 포모사까지 PVC 플랜트 가동을 중단했다고 하니 아시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확실하고, 인디아 수요까지 살아나면 봄철과 같이 톤당 1500달러를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재연할 가능성이 짙다.
PE는 미국 한파의 영향이 해소되면서 9월부터 미국산 유입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장 수입 차질에 따른 강세가 예고되고, MEG와 벤젠도 미국산 수입이나 미국 수출에 따라 아시아 수급이 결정된다는 측면에서 상승세를 재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지속된 초강세 행진이 재연되면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어 다시 한번 보너스 잔치를 준비해야겠지만, 플래스틱이나 정밀화학기업들은 원료가격 강세에 따른 마진 악화가 불을 본 듯 훤하다.
미국, 유럽, 일본은 계약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수요의 20% 안팎을 현물거래에 의존하고 있어 현물가격 폭등이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나, 국내기업들은 계약거래가 일부분에 그치고 현물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얼마 전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이 폴리머 가격을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왜 그러할 수밖에 없었는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석유화학기업과 수요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거래 관행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화학저널 2021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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