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구마모토 투자에 기대 … TSMC, 성숙 프로세스 활용 검토
반도체 메이저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가 일본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TSMC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첨단 프로세스 유치를 준비했던 것과 달리 이미 성숙화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스페셜리티 테크놀로지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최근 스마트폰에 7나노미터 이하 최첨단 로직 반도체가 탑재되고 있는 것과 달리 관련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신 센서, 마이크로컨트롤러 등 IoT(사물인터넷) 관련 스페셜리티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CMOS(상보형 금속 산화반도체) 이미지 센서 CIS는 소니(Sony)가 세계 시장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어 TSMC와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소니는 스마트폰, 자동차용, 공장 자동화 용도를 중심으로 CIS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CIS를 대부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나 화상 데이터를 처리하는 로직 반도체는 위탁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니는 면 발광 레이저(VCSEL)와 MMIC(마이크로파 모노릭 집적회로), 스마트폰 마이크에 사용하는 극소 전기기기 시스템(MEMS) 기기를 자체생산하고 있으나 40나노미터 프로세스 생산이 한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12-28나노미터로 프로세스가 미세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부터 28나노미터에 투자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TSMC와 같은 반도체 위탁기업에게 맡기고 있다.
일본은 로직 반도체 위탁생산기업이 없어 TSMC와 소니가 합작투자에 나서면 안정조달 체제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TSMC는 미국-중국 무역마찰로 화웨이(Huawei) 스마트폰에 고기능 카메라용 CIS 공급이 어려워졌지만 센싱 영역 CIS 분야의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어 소니와의 합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니는 최근 기존 CIS 양산공장이 소재한 구마모토(Kumamoto) 기구요(Kikuyo)에서 공업용 부지 취득을 신청했으며 2021-2023년 CIS 관련 사업에 70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TSMC의 투자를 고려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TSMC와의 합작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고 타이완 언론도 TSMC가 9월 중으로 해외투자 방침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합작투자가 기대되고 있다.
TSMC는 스마트폰용 7/5나노미터 프로세스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차차세대인 2-3나노미터 프로세스도 2022년 이후 양산할 계획이며 구마모토와 독일을 주요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난징(Nanjing)의 28나노미터 프로세스 공장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TSMC는 그동안 타이완에서 반도체를 주력 생산했으나 미국-중국 무역마찰 영향이 확대됨에 따라 생산체제를 글로벌화하고 있다.
또 수익성이 높은 첨단제품 뿐만 아니라 범용 구식 프로세스 반도체 생산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급타이트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반도체는 수익성이 낮은 편이지만 세계 각국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증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TSMC가 소니에게 공급하는 로직 반도체와 자동차용 반도체는 첨단반도체가 아니고 20-40나노미터의 성숙화된 프로세스를 채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 메이저인 르네사스(Renesas Electronics)도 소니와 동일하게 40나노미터 이하 미세 프로세스 반도체를 TSMC에게 위탁해 생산하고 있다.
르네사스도 소니 공장과 가까운 구마모토 가와지리(Kawajiri)에서 전공정을 가동하고 있어 소니가 구마모토에 진출한다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실리콘산업 중심지로 육성한 구마모토는 미츠비시전기(Mitsubishi Electric)의 파워반도체 공장이 있으며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과 Fanuc, Japan Electronic Materials, TOK 등도 진출해 있어 반도체 제조 인프라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반도체산업은 TSMC의 구마모토 진출을 기대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TSMC가 차세대부터 성숙 프로세스까지 다양한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 타이완과 일본, 미국, 유럽, 중국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다른 국가 혹은 지역과의 경쟁을 유념하고 인적‧물적자원은 물론 재정적 지원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TSMC는 매출액 중 일본비중이 5%에 불과해 미래 가능성만을 기대하고 거액을 투자할지 의문시된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