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감축 우량지역까지 공급 제한 … 원료가격 급등에 조달난
중국 화학산업은 지역‧품목에 따라 전력난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에너지 소비량과 국내총생산(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을 가리키는 에너지 강도 감축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느냐에 따라 전국의 모든 지역을 △전년대비 소비량이 증가했으면 적신호 △감축분이 충분하지 않으면 황색신호 △감축 목표를 달성했다면 청신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력 소비량 감축 및 가동제한 요청은 2개 목표의 달성 정도와 관계성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청신호 지역으로 분류된 곳조차 엄격한 전력 사용 제한이 이루어지면서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에 다수의 관련기업과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도레이(Toray)는 전체적으로 전력 제한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으나 생산량이 평상시보다 최대 80%나 줄어든 사업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적신호로 판단된 장쑤성(Jiangsu)과 광둥성(Guangdong) 뿐만 아니라 청신호 지역인 산둥성(Shandong) 소재 생산기지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황색신호 혹은 청신호로 분류된 지역에서도 엄격한 전력 사용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다.
황색신호 지역인 안후이성(Anhui)은 화학기업을 대상으로 여전히 가동률 조정을 요구하고 있고 정밀화학기업은 인근 후난성(Hunan)이 청신호 지역임에도 공장 가동제한에 나서며 공급이 수일 동안 미루어진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일부 대기업들은 화학단지(화학원구) 혹은 지방정부의 재량에 따라 정상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기업들은 화학공장 건설과 가동중단 등 정상가동 상태가 아닐 때의 안전수준이 가장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며 지방정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별로도 피해 상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장쑤성에서는 전자부품용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플랜트들이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으나 정부가 중점 보호산업으로 분류한 LCD(Liquid Crystal Display) 관련 공장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평상시와 동일하게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전력 사용이 제한되며 생산량을 줄인 산업은 원료가격 급등 및 조달난으로 고전하고 있다.
PVDF(Polyvinylidene Fluoride), 불소고무 등에 사용하는 HCFC(Hydrochlorofluorocarbon)-142b는 유도제품 수요가 급증했으나 전력 부족으로 공급이 제한돼 최근 가격이 2021년 2월에 비해 10배 이상 폭등했다.
황린(Yellow Phosphorus) 가격도 급등해 인산계 소재는 가격, 공급 면에서 모두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농약은 30-600% 폭등하며 상하이(Shanghai), 장쑤성에 사업장을 둔 농약 원제 및 중간체 생산기업들의 조달난이 심화되고 있다.
라이오닝성(Liaoning) 다롄시(Dairen)로부터 중간체와 원료를 조달하고 있는 농약 생산기업은 원료가격 급등을 피해 서부지역의 다른 생산기업에게 대체소재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
POM(Polyacetal),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 등도 가격 상승 폭이 수십퍼센트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제품 원료가격 급등은 화장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연산과 가성소다(Caustic Soda) 가격이 40-60% 급등했고 부족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입을 확대하면서 서플라이체인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위생소재용 SAP(Super Absorbent Polymer)는 주요 원료인 아크릴산(Acrylic Acid)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달난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전력 사용 제한 조치의 이유로 중앙정부의 명령이라는 점만 강조할 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위챗(WeChat) 등 대화 어플리케이션으로만 통보하고 직접 안내하지 않은 지역도 있어 화학기업들의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